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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선 멸콩 장보기 챌린지…여권은 스타벅스 보이콧 맞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중앙포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중앙포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일 자신의 ‘멸공’ 발언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비판에 맞대응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며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뭐라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하면서 얘네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간다. 당해봤나?”라고 반문했다. “어떤 분야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보험 할증이 있는데, 이유가 전쟁 위험과 지진 위험 때문이다. 들어봤나?”라며 거듭 물었다.

그는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 나는 사업가로서, 그리고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또 “군대 안 갔다 오고 6·25 안 겪었으면 주둥이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인가”라며 “군대 다녀오면 남의 키, 몸무게를 함부로 막 공개해도 되나? 그것도 사실과 다르게”라고 적기도 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정 부회장의 군 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정 부회장이 대입 때 키 178㎝, 체중 79㎏이었는데 몇 년 뒤 신체검사를 받을 때 체중이 104㎏이었고 당시 면제 기준은 103㎏이었다. 면제를 받기 위해서 체중을 불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10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정 부회장은 이 글에서 자신의 ‘멸공’ 발언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비판에 맞대응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그가 10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정 부회장은 이 글에서 자신의 ‘멸공’ 발언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비판에 맞대응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정 부회장은 이와는 별도로 국민의힘 ‘멸공’ 릴레이에 대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일베 놀이”라며 비판하자, “이분 진짜 리스펙(존경한다)”이라며 맞불을 놨다. 조 전 장관은 9일 오전 트위터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 놀이.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고 적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조 전 장관이 지난 7일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 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는 글을 올렸을 때도 이를 캡처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리스펙”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인사들의 ‘멸공’ 릴레이에 더불어민주당 측은 ‘스타벅스 불매’를 선언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일부 네티즌 역시 스타벅스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분 67.5%를 보유한 이마트의 자회사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80% 내린 23만3000원에 마감했다. 신세계 그룹 계열사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5.34% 하락한 13만3000원에 마감해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신세계 I&C도 3.16% 내린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이마트는 종가 14만9000원을 기록하며 전날 대비 0.34% 상승했다.

‘멸공’ 발언이 정치권 논란으로 비화하고 불매 운동 조짐을 보이며 주가도 급락하자 정 부회장은 관련 언급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10일 “정 부회장이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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