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얼룩진 카타르월드컵…건설 노동자 6500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노동자들이 카타르 월드컵 주 경기장인 루사일 스타디움 건설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노동자들이 카타르 월드컵 주 경기장인 루사일 스타디움 건설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상 최초로 겨울 시즌(11월)에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이 인권 침해 논란에 휘말렸다. 경기장 건설에 투입한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탓에 목숨을 잃는 상황이 반복됨에도 카타르 정부와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침묵한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온다.

열악한 근무 여건에 저임금까지 이중고 #카타르 정부와 대회 조직위는 모르쇠 #인권단체들 "FIFA가 책임져야" 한 목소리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0일 “월드컵이 피로 얼룩졌다. 월드컵경기장 건설 공사에 투입된 외국인 이주 노동자 6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지만, 카타르 정부도 FIFA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월드컵을 맞아 경기장 뿐만 아니라 주변 인프라 구축 작업까지 병행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는 월드컵을 맞아 경기장 뿐만 아니라 주변 인프라 구축 작업까지 병행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은 역대 최초로 중동에서, 그것도 겨울 시즌(11월)에 열린다. 카타르 수도 도하를 중심으로 인근 5개 도시의 8개 경기장에서 대회가 치러진다. 경기장과 훈련장 뿐만 아니라 숙박시설, 도로, 통신시설, 상하수도 시설 등 인프라 구축까지 한꺼번에 진행 중이라 건설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180만 명에 달하는 인부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이다. 케냐,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 인근 지역에서 건너온 노동자들이 현장을 책임진다. 6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는 작업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데일리메일은 “근로자들이 뜨거운 태양빛 아래서 물과 충분한 휴식, 제대로 된 잠자리를 제공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면서 “월급이 200파운드(32만원)에 불과하지만, 노동자들의 본국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 불만을 속시원히 드러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카타르월드컵 1년 앞으로

카타르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명 사고에 대해 별도의 데이터를 수집하지도, 이를 공개하지도 않는다. 신체검사를 통과한 건강한 노동자들이 현장에 투입된 이후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는 상황에 대해 해명하려는 이가 없다.

카타르 정부와 대회 조직위가 침묵하자 현지 인권 단체들은 FIFA를 정조준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면서 “FIFA는 월드컵 한 번 치를 때마다 30억 파운드(4조9000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는데, 월드컵의 영광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피가 흥건하다”고 꼬집었다.

카타르 월드컵을 치를 8개 전용경기장 중 한 곳인 알 바이트 스타디움의 내부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을 치를 8개 전용경기장 중 한 곳인 알 바이트 스타디움의 내부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준비 과정에 노동 착취 논란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은 “카타르에서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과 생명의 위협 속에 일하고 있다”면서 “터무니 없이 낮은 임금과 기업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부상과 질병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카타르 정부는 “시간당 1.5달러(1800원) 수준이던 노동자들의 임금을 대폭 올려주고, 근무 여건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로도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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