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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남매 호랑이' 막내 강산, 저녁먹고 쓰러져…무지개다리 건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숨진 아기 호랑이 강산. 에버랜드

8일 숨진 아기 호랑이 강산. 에버랜드

 지난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한국호랑이 5마리 중 막내인 ‘강산(암컷)’이 숨졌다.
에버랜드는 9일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호랑이 다섯 쌍둥이 중 막내인 강산이 8일 저녁, 음식 섭취 중 급성 기도폐쇄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강산은 지난해 6월 27일 에버랜드 동물원의 한국호랑이 태호(6·수컷)와 건곤(6·암컷) 사이에서 태어난 호랑이 5남매 중 막내다.
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2~3마리의 새끼를 낳기 때문에 5마리의 탄생은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다. 에버랜드는 SNS 공모 등을 통해 호랑이 5남매의 이름을 ‘아름’, ‘다운’, ‘우리’, ‘나라’, ‘강산’으로 정했었다.

저녁 먹은 뒤 쓰러져, 응급처치에도 사망

강산이는 사망 당일 오후 5시쯤 방사장에서 실내사육공간인 내실로 들어와 저녁으로 쇠고기를 먹었다. 이후 움직임이 둔해지는 등 이상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서 호랑이들을 살피던 사육사가 강산이가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했지만 이날 오후 6시쯤 끝내 숨졌다.

에버랜드 수의사들은 강산이를 부검한 뒤 부검 내용과 영상을 서울대 수의대 병리학교실 김대용 교수에게 보냈다. 김 교수는 음식섭취 중 급성 기도폐쇄로 인한 호흡곤란이 사인이라고 확인했다.

강산이 등 어린 호랑이들은 이유식인 다진 고기를 먹다 한 달 전부터 덩어리로 된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강산이의 현재 체중은 35㎏으로, 생후 7개월이 지나 덩어리 고기를 먹을 시기다.

용인에버랜드 동물원에서 한국호랑이 5남매가 흰눈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용인에버랜드 동물원에서 한국호랑이 5남매가 흰눈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에버랜드 관계자는 “강산이는 평소 식탐도 없었고 ‘엄마 껌딱지’라고 불릴 정도로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며 “자연 포육 중인 호랑이 가족에게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해 담당 사육사들은 물론 전 직원이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강산이와 한 공간에서 지냈던 엄마 건곤이를 비롯한 호랑이 4남매의 심리상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다른 호랑이들은 심리·신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강산이의 사체는 관련 절차를 거쳐 화장할 예정이다.

SNS 등에 강산이 추모글…에버랜드 호랑이 이벤트 조정

강산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SNS 등에는 추모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에버랜드는 오는 11일까지 3일 동안을 강산이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타이거 밸리 등 일부 지역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강산이를 위한 추모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호랑이해를 맞아 1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호랑이 관련 콘텐트 중 댄스 챌린지 이벤트를 종료하고, 다른 이벤트 일부도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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