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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 '김종인과 결별' 이후 풍경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월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 후보,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월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 후보,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윤석열은 이날 오전11시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고 다짐했습니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따른 새출발 선언입니다.

2. 윤석열이 준비해 읽은 회견문의 골자는..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해 정치의 길에 나섰다. 많은 국민들이 과연 정권교체 가능한지 걱정하고 있다. 오롯이 후보 책임이다.
-제가 일관되게 가졌던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게도 모두 똑같이 적용하겠다. (부인의 허위경력에 대한 사과)
-선대위를 해산한다. 저와 가까운 분들이 선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민 우려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측근 ‘윤핵관’정리 다짐)
-김종인에게는 감사 말씀 드리고 앞으로 조언 계속해달라 부탁했다.(김종인에 결별 통보)

3. 윤석열은 한시간 가까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Q 김종인과 결별 이유는?
A 비대한 선대위 조직을 슬림(slim)하고 빠르게 만든 것이다.(결별이라기보다..선대위 조직축소에 따라 총괄선대위원장 자리가 없어졌다는 의미)
Q 가까운 사람하고만 얘기한다는 의구심 해결할 복안은? (윤핵관 문제 해결할 방안은?)
A 효율적인 선거를 위해 그분들이 물러나 뒤에서 돕는게 낫지 않겠나 하는 국민말씀 있었다. 그뜻 받들겠다. (윤핵관 일선퇴진)
Q 윤핵관이 물러나도 영향력 행사할 것이란 우려 나온다.
A 공식기구에서 물러나게 되면 국민께서 우려하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
Q 부인 공식등판은?
A 제 처도 2년간 집중적인 수사를 받아 심신이 지쳐있고, 어떤 면에서 요양이 필요한 상황이다. 잘 추스르고 나면 정치적인 선거운동에 동참하기보다 조용히 봉사활동 할 수 있지 않겠나.
Q 이준석 사퇴 주장에 대해선.
A 대표 거취는 내 소관 밖이다.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는 입장에서 나오는 얘기다.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4. 윤석열은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이 조치했습니다.
-‘윤핵관 3인방’중 이미 물러난 장제원 의원에 이어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이 사퇴했습니다.
-선대위의 각종 위원회를 없애고 4개 본부로 통합했습니다. 선대본부장은 권영세 의원. 사무총장까지 겸임합니다.

5. 권영세는 윤석열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킨 주역입니다.
서울법대 77학번 권영세는 윤석열의 2년 선배로 재학시절 학회활동을 같이했습니다. 권영세는 2012년 박근혜 선대본부에서 종합상활실장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친박으로도 분류되지만..계파성이 별로 없는 4선(서울 용산)입니다.

6. 권영세는 오후 3시 신임인사차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그때까지도 권영세는 사무총장 인사에 대해 몰랐습니다. ‘임명된지 4시간밖에 안돼서..’‘그동안 특보단에 있어 대선조직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라며 기자들의 질문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권영세는 선대위 개편 등 최근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7. 권영세는 박근혜 캠프에서 이준석과 같이 일 한 인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준석은 5일 낮 ‘권영세와 긴밀히 소통했다’면서 ‘선대위 개편 방향성은 큰 틀에서 봤을 때 제가 주장해왔던 것과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8. 그런데 이준석은 저녁8시 SNS에 전혀 다른 글을 올렸습니다.
‘제안이 방금 거부되었다..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무에는 충실하겠다.’
권영세를 통해 청년층을 겨냥한 캠페인을 제안했는데..(윤석열 혹은 측근으로부터) 거부당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선거운동에 참여할 의사는 없고..대신 당대표에선 물러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9. 윤석열의 회견 당일 일어난 일들입니다. 어수선합니다.
윤석열의 회견엔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만 보입니다. 선대위개편방안도 논의가 부족했던듯 디테일이 없습니다. 이준석은 ‘윤핵관이 여전하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종인은 ‘국운이 다했다’며 돌아 앉았습니다.

10. 모두 윤석열이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이런 사정을 알기에 윤석열은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62일 남았습니다.
〈컬럼니스트〉
2022.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