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오래]쿠팡 구독료 연말 기습 인상…아마존과 차이점은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14)

2021년 구독경제 관련 마지막 뉴스는 쿠팡의 구독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 소식이었다. 쿠팡은 2019년 와우 멤버십 도입 후 월 2900원으로 유지한 요금을 월 4990원으로 약 60% 인상한다고 2021년 12월 29일 밝혔다.

와우 멤버십 구독자는 쿠팡 내 무제한 무료 배송 및 반품,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로켓프레시’, ‘로켓직구’ 무료배송,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레이어인 ‘쿠팡플레이’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 서비스는 구독경제 멤버십의 클래식인 아마존 프라임을 사실상 벤치마킹한 구독서비스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구독자는 '로켓프레시', '로켓직구' 무료배송부터 '쿠팡플레이'와 같은 OTT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쿠팡]

쿠팡의 와우 멤버십 구독자는 '로켓프레시', '로켓직구' 무료배송부터 '쿠팡플레이'와 같은 OTT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쿠팡]

쿠팡은 21년 12월 30일 자로 구독료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하였다. 현재는 신규 구독자(가입자) 대상이며, 기존 구독자(회원)는 이전 가격(2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구독자에 대한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쿠팡 홈페이지에 의하면 와우멤버십을 이용할 경우, 약 1만4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다고 해도 구독자의 혜택은 구독료 대비 약 2배 정도이다. 하지만 ‘금액 환산 가능한 일부 혜택만 포함한 내용’ 기준으로 약 2배 이상인 것을 감안 할 때, 쿠팡플레이(OTT) 등의 서비스도 있으니 약 3배 이상의 금액적 혜택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자료출처 쿠팡홈페이지]

[자료출처 쿠팡홈페이지]

구독멤버십의 클래식 아마존프라임, 구독료 대비 이익은 약 6배 이상

아마존은 구독서비스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업이다. 2004년 아마존이 시작한 아마존 프라임은 현재 세계 유통 구독서비스 및 멤버십 구독경제의 롤모델처럼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네이버, 쿠팡 등의 구독 멤버십도 아마존 프라임을 사실상 벤치마킹한 것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통 시장의 최강자가 됐다. 아마존 프라임이란 월 12.99달러, 연간 119달러만 내면 상품 구매 시 이틀 안에 상품을 배송료 없이 받아볼 수 있는 멤버십 구독서비스다. 스트리밍 음악, 비디오, 책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자료출처 아마존홈페이지]

[자료출처 아마존홈페이지]

아마존 프라임의 가입자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늘었다. 2018년 4월 이후 2년 만에 50%가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의 가입비로만 5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2020년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의 가입자 수 1억5000만 명을 달성했다. 그리고 2021년 약 2억명의 구독자가 있다고 한다.

2018년 아마존은 구독료(연회비)를 99달러에서 119달러로 약 20% 인상했다. 2018년 당시 아마존 프라임 구독료 인상을 발표했을 때, 인상금액이 과도하다는 의견과 혜택에 비해 비싸다는 여론이 있었다고 한다. 제이피 모건은 연회비 119달러로 약 784달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제이피 모건은 무료배송부터 오디오 도서 대여까지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누리는 연간 혜택이 784달러로 추산된다고 하였다. 제이피 모건의 발표에 따르면 구독자는 구독료 대비 6~7배 이상의 경제적 혜택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많은 혜택을 구독자(소비자)에게 제공하면 아마존은 어떤 이익이 있는 것일까?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비회원보다 평균 4.6배 많은 돈을 사용해 아마존의 매출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프라임 가입자의 40%가 아마존 사이트에서 연간 1000달러 이상을 소비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비회원은 8%만이 1000달러 이상을 사용한다.

아마존 프라임은 구독경제 멤버십을 통한 '크로스셀링' 전략을 활용 중이다. 크로스셀링이란 고객이 사려는 것과 관려된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게 만드는 교차판매를 의미한다. [AP=연합뉴스]

아마존 프라임은 구독경제 멤버십을 통한 '크로스셀링' 전략을 활용 중이다. 크로스셀링이란 고객이 사려는 것과 관려된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게 만드는 교차판매를 의미한다. [AP=연합뉴스]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크로스셀링과 업셀링의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크로스셀링이란 고객이 사려는 것과 관련된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게 하는 교차판매를 의미한다. 아마존은 구독자가 들어오면 추가 제품 또는 서비스를 추천해준다. 무작위가 아닌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을 해주면서 효율적으로 이득을 얻고 있다.

이런 구독경제 멤버십을 통한 크로스셀링은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구독 멤버십 서비스의 경우, 보통 구독료를 내면 특정 물품을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에도 물품과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비구독자 대비 구독자가 약 4~7배 정도 물건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상당수의 기업이 구독경제를 앞다투어 도입하는 것이다.

다시 쿠팡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쿠팡은 아직 구독료 인상 관련하여 자세한 사유를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2020년 4분기 쿠팡 활성 고객 1480만명 중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32% 수준으로 집계되며, 멤버십 론칭 후 진행된 무료배송 주문 건수는 10억건이 넘는다”고 한다. 약 500만명 이상의 구독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성공에 구독 멤버십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쿠팡은 OTT회사로 진화 중

2021년 11월에 대한민국 OTT 시장에 디즈니와 애플이 상륙하였다. 다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대결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OTT 시장의 1위는 어디일까? 다들 예상하듯이 넷플릭스이다. 그럼 2위는 어디일까? 다들 디즈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디즈니는 3위이다.

아마존 관련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은 ‘아마존 언바운드(Amazon Unbound)라는 책에 의하면 “아마존은 넷플릭스를 인수하려고 몇 년 동안 검토했지만 제시된 가격이 너무 높아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했다. 대신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구독자)에게 동영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굳이 이런 OTT 서비스 제공이 의미가 있냐는 의견이 많았지만, 아마존 프라임의 가장 큰 장점인 빠른 무료 배송을 다른 경쟁사들이 모두 하는 상황에서 OTT 제공은 큰 강점이 되고 있다. 프라임 회원 중 일부는 아마존 사이트에서 1년에 겨우 몇 차례만 주문하더라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보기 위해서 구독을 지속한다.” 고 한다.

쿠팡플레이 독점 공개 예능 SNL 코리아. 화제성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구독자를 락인하고 있다. [사진 쿠팡]

쿠팡플레이 독점 공개 예능 SNL 코리아. 화제성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구독자를 락인하고 있다. [사진 쿠팡]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면 언제든지 무료로 볼 수 있는 ‘프라임 비디오’가 미국 OTT 시장의 2위이다. 우리나라의 쿠팡 역시 아마존의 구독 멤버십 전략을 따라 하고 있다. 쿠팡 역시 ‘SNL 코리아’라는 화제성 있는 오리지널을 통해서 구독자를 락인 하고 있다. 실제로 쿠팡의 구독료 인상 소식의 댓글 중에 ‘쿠팡 플레이’를 보기 위해 해지하기가 어렵다는 취지의 댓글이 있다. 쿠팡은 아마존과 같이 OTT 제공으로 구독자를 락인 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아마존 20% 인상, 약 6배의 혜택, 쿠팡 약 60% 인상, 약 3배의 혜택

그리고 쿠팡 같은 이커머스 회사들은 구독경제를 통해서 OTT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쿠팡은 수많은 구독자가 있기 때문에 OTT 회사로의 전환이 가능했다. 반대로 수많은 구독자가 있는 넷플릭스 같은 OTT 회사들도 이커머스 플랫폼 회사로의 진화가 가능하다. 넷플릭스는 콘텐트 저작권을 구매한 후 구독자에게 제공하는 비즈니스로 엄밀히 따지자면 플랫폼 사업자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구독경제 회사들의 무한 경쟁의 원년이 될 2022년이 왔다.

구독경제의 대표주자인 넷플릭스가 동영상 스트리밍 회사에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고하도록 하겠다.

[자료출처 월마트 홈페이지 Netflix - Walmart.com]

[자료출처 월마트 홈페이지 Netflix - Walmart.com]

쿠팡의 구독료 인상은 아직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큰 이슈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료 인상이 발표되는 순간 아마존의 사례처럼 논란이 있을 것이다.

아마존의 경우 구독료를 약 20%를 인상하였지만, 쿠팡의 경우 약 60%를 인상하였다. 아마존은 인상 구독료 대비 구독자의 혜택 금액이 약 6배 이상이지만, 쿠팡은 약 3배 정도로 보인다. 쿠팡이 기존 구독자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면 소비자는 떠날지도 모른다.

사실 쿠팡이 새롭게 구독자들에게 제공할 서비스 및 콜라보 대상들은 매우 많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적은 비용으로 쿠팡이 구독자들에게 제공할 혜택들은 사실상 무궁무진하다. 쿠팡이 단순히 이커머스 기업으로 남을지, 한국의 아마존이 될지는 쿠팡의 상상력과 선택에 달려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