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마스크, 코로나 감염까지 27분…KF94는 2500시간 버틴다"

수술용 마스크와 N95 마스크. [사진 서울대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심각한 미국에서 홑겹 천 마스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한 공간에 있을 때 마스크 종류에 따라 감염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한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의 지난해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ACGIH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을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 감염에 필요한 만큼의 바이러스가 비감염자에게 옮겨가는 데는 15분의 시간이 걸렸다.

감염자와 비감염자 모두 천 마스크를 썼다면 감염까지 27분 정도 걸렸고, 둘 중 한쪽만 천 마스크를 쓴 경우엔 20분이 걸렸다.

다만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모두 N95마스크를 썼을 경우 감염에 필요한 시간은 25시간(통과율 10% 기준)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둘 다 마스크를 꼭 맞게 착용해 통과율을 1%로 봉쇄한 조건에서는 감염에 필요한 시간이 무려 2500시간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직업안전위생국(NIOSH)이 인증한 N95마스크는 우리나라의 KF94 등급에 해당한다.

N95, KF94 등 인증받은 보건용 마스크는 '비말'뿐 아니라 공기 중에 한참 동안 떠다닐 수 있는 '에어로졸'도 상당수 걸러낼 수 있다. 에어로졸은 비말의 수백 분의 1 크기로 매우 작지만 바이러스의 전달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같은 보건 마스크는 빽빽한 섬유 필터뿐 아니라 입자를 끌어당기는 정전기 필터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필터에 비해 구조가 느슨할 수밖에 없는 천 마스크는 비교적 크기가 큰 비말을 일부 차단할 수는 있어도 에어로졸 등은 막기가 어렵다.

브리검 여성병원의 라누 딜런 의사는 "아예 안 쓰는 것보다는 뭐라도 쓰는 것이 낫긴 하겠지만 천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는 N95 마스크만큼 방어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스시코)의 감염병 전문가 모니카 간디도 "모든 사람이 천 마스크만, 혹은 (한 겹짜리) 수술용 마스크만 쓴다면 사실상 아무것도 안 쓴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싫다면 제대로 된 마스크를 써야 한다. N95, KF94, KN95 등급 등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