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율에서 9.4%포인트 앞지르며 오차범위 밖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자 대결 조사에서 이 후보는 39.4%, 윤 후보는 30.0%를 기록했다.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26~27일 조사(윤 후보 38.9%, 이 후보 36.1%)에서 1·2위가 뒤바뀐 결과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해 11월 조사 때보다 4.0%포인트 오른 10.1%로 처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5.7%(11월 조사 5.6%), 기타 후보는 2.3%였다.
지역별로는 윤 후보가 영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후보에게 뒤졌다. 특히 부동산 민심 이반이 거셌던 서울에서도 이 후보(36.2%)가 윤 후보(35.3%)에게 미세하나마 우위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지목되는 20·30대가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서며 전체 판도를 바꿨다. 특히 30대 응답자 중 44.6%가 이 후보를, 20.1%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윤 후보는 60세 이상에서만 우위를 보였다.
그럼에도 정권교체 여론은 여전히 높았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응답은 48.5%,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9.5%로 나타났다.
윤석열, 60대 이상서만 우위 … 서울선 이·윤 접전
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34.5%로 민주당(33.0%)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어 정의당 6.2%, 국민의당 4.0%, 열린민주당 3.5% 순이었다.
정권교체 여론(48.5%)과 윤 후보 지지율(30.0%) 간 괴리(18.5%포인트)는 중도층과 스윙보터(무당층) 표심의 방황으로 이어졌다. 특히 만 18~29세에서 부동층(지지 후보 없음·모름·무응답) 비율이 25.7%에 달했다. 30대도 이 비율이 16.5%에 달했다. 대선 투표 의향을 묻는 설문에서 지난해 11월 조사 대비 ‘적극 투표층’이 소폭 감소(86.0%→82.5%)한 반면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비투표층’은 소폭 증가(4.1%→6.1%)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한 응답자에선 소극적 투표 및 비투표 의사 비중(22.4%)이 높았다.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63.1%로 지난해 11월 조사(64.2%)와 비슷했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은 35.6%(11월 조사 35.1%)였다. 후보별로는 이 후보 지지층의 72.6%, 윤 후보 지지층의 75.4%가 ‘계속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반면에 안 후보 지지층에선 18.6%만이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11월 조사 때 오차범위(±3.1%포인트) 내 박빙이던 이·윤 후보 간 격차가 이번에 오차범위 밖으로 뒤집힌 데는 득점보다는 실점 요인이 주효했다. 이 후보의 상승 폭(3.3%포인트) 대비 윤 후보의 하락 폭(8.9%포인트)이 세 배 가까이 됐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자 대결을 가정하면 이 후보 지지율 47.9%, 윤 후보 지지율 35.1%로 다자 대결 때보다 격차가 더 커졌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2021년 12월 30~31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비율 15.7%)와 무선(가상번호, 비율 84.3%)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15.7%며 2021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