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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반사효과, 펜션 사장님 41%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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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달 충북 충주시에 헬스클럽을 개업한 고모(33)씨는 다음 달 지점을 하나 더 내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방역 조치가 강화된 상황에도 그는 개업을 미루지 않았다. 고씨는 “다른 헬스클럽을 봐도 확산이 심할 때 매출이 잠시 주춤했을 뿐 장기적으로는 증가해 왔다”며 “상담 문의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가라앉은 자영업 분위기 속에서도 스포츠·여행 관련 창업은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안전한 야외 활동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셈이다.

코로나 이후 증가율 상위 업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코로나 이후 증가율 상위 업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8일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근(9월) 전체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등록 건수는 270만8192건으로 국내 코로나19가 상륙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보다 12.5%(30만536건) 순증했다. 국세청은 예비 창업자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매달 일상생활과 밀접한 업종 100개의 사업자 등록 현황을 공개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증가율이 두드러지는 업종은 펜션·게스트하우스로, 지난해 1월 1만3814건에서 올 9월 1만9484건으로 41.0%(5670건) 늘었다. 억눌린 해외 여행 수요가 국내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돌아서면서 숙박업에서 기회를 본 창업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최근 늘어난 국내여행 수요만 보고 숙박업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병욱 한국펜션업협회 회장은 “여전히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 예약 취소가 줄이어 이뤄지기 때문에 매출에 기복이 있다”고 짚었다.

코로나19 이후 수입 크게 늘어난 주요 품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이후 수입 크게 늘어난 주요 품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이후 고위험시설로 분류되는 실내 스포츠 사업도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헬스클럽사업은 지난해 1월 7818건에서 올 9월 9562건으로 22.3%(1744건)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골프가 인기를 모으면서 실내스크린골프점도 22.5%(1116건) 증가했다. 당구장·야구연습장 등 스포츠시설운영업 등록 역시 21%(1690건) 늘었다. 대한실내체육시설 총연합회 관계자는 “매달 진행하는 창업 특강에도 1회당 100~200명씩 참가하고 있다”며 “기존 실내체육시설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분들도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인테리어 공사업체 등 실내장식 가게는 지난해 1월보다 올 9월 1만1738건이 늘며 20.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매장 없이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56.4%)이었다. 커피음료점(29.8%)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계속 성장해온 온라인 쇼핑 시장과 카페 창업 시장 흐름이 최근에도 이어진 모습이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해외 직구 수입에선 야외 레저용품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해외 직구 품목 292개(HS코드 기준)의 수입량을 분석해 28일 내놓은 결과다. 텐트·침낭 등 캠핑용품의 수입은 2019년 7384만 달러에서 올해(11월까지 누적) 1억4476만 달러로 거의 두배로(96%) 늘었다. 골프채·골프공 등 골프용품은 33.9%(4억3136만 달러→5억7778만 달러), 낚시용품은 32.4%(6143만 달러→8132만 달러) 증가했다.

수입이 크게 늘어난 특정 품목도 있다. 가정용 전기커피메이커는 2019년 8925만 달러에서 올해 11월까지 1억4327만 달러로 60.5% 증가했다.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이른바 ‘홈카페’ 문화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양이 사료는 수입이 33.7%(8073만 달러→1억789만 달러) 늘었는데, 고양이를 기르는 애묘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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