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25% 상승…IMF 직후 폭등기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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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아파트값이 20% 가량 급등했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뉴스1

올해 전국 아파트값이 20% 가량 급등했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뉴스1

올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19년 전인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 폭등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대비 20.18%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2년 22.78% 상승 이후 19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연립·단독주택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집값도 전국 기준 14.97% 오르면서 2002년(16.43%)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이 IMF 외환위기를 벗어난 직후인 2002년은 주택 공급난에 저금리로 늘어난 유동성,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역대 4번째로 높다. 1990년 32.28%로 가장 많이 올랐고, 2002년 22.78%, 1989년 20.20% 상승률을 보였다. 이른바 '버블세븐'(강남권 3구·목동·분당·평촌·용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던 2006년의 상승률(13.75%)보다도 높다.

김원 기자

김원 기자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은 25.42% 올라 2006년 상승률(24.61%)을 뛰어넘었다. 지난해(12.51%)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이다. 서울 16.40%, 인천 32.93%, 경기 29.33% 등이다.

경기 오산(49.30%)과 시흥(43.11%)은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40%대에 달했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의 교통망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비교적 집값이 저렴하다는 인식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동두천(39.26%), 안성(38.52%), 의왕(37.43%), 평택(36.61%), 의정부(36.48%), 안산(34.60%), 군포(33.91%), 수원(33.01%), 고양(32.19%), 화성(31.78%), 남양주(31.70%) 등도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서울에선 노원구(23.64%), 도봉구(19.94%), 강서구(19.84%), 구로구(18.61%) 등이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다만 최근에는 초강력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등 돈줄 죄기의 영향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급등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쌓이고 최고가 대비 1억~2억원 저렴한 급매물이 거래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 대선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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