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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경고, 초선 20명 긴급회동…이준석을 겨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 갈등이 확전일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7일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작심한 듯 한 말이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비상 상황이다. 스스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대선후보란 생각을 해주시길 부탁한다”고도 했다.

특히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는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선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27일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분란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당을 위한 제언”이라며 맞섰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27일 이준석 대표를 향해 “내부 분란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당을 위한 제언”이라며 맞섰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 뒤 “나는 윤 후보에게 알랑거리는 정치 안 한다”는 등 윤 후보와 각을 세워왔다. 27일 윤 후보에 이어 당 중진의원이 이 대표 비판에 가세하고 초선의원들까지 이 대표 사퇴론을 제기하는 등 이 대표가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었다. 이에 이 대표와 측근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당 내분 사태가 더욱 격화하고 있다.

김종인 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례적으로 “경고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자기 나름대로 의견을 피력하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 달라”고 말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는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갈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저녁 한 방송 인터뷰에서 “걱정하는 분들도, 감정적으로 격앙된 분들도 많은데 (이 대표가) 잘했다는 분보다는 이러면 안 된다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3선의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 대표를 향해 “당 대표가 끊임없이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여당을 향해서는 능수버들처럼 대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초선 20여 명은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내홍 사태 해법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이 대표 자중론과 함께 대표직 사퇴론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들은 28일 오전 이 대표 면담에서 논의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즉각 반론을 폈다. 27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 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라디오 인터뷰에선 자신의 사퇴가 거론된 데 대해 “그런 게 도움이 안 된다는 건 당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은 김태흠 의원을 향해 “0선 젊은 대표라고 ‘철딱서니 등’ 발언은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다.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3선 하태경 의원도 “윤 후보 지지율이 빠진 이유는 캠프의 잘못된 청년 기조로 인한 청년층의 이탈”이라며 “이런 잘못을 고치지 않고 이준석 죽이기에만 매몰된다면 청년층 이탈을 더 부추길 뿐”이라고 했다.

◆윤리위 30일 조수진·김용남 징계 논의=한편 국민의힘은 30일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조수진 최고위원 등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징계 심의 대상은 “난 후보 말만 듣는다”며 이 대표와 충돌했던 조 최고위원, 그리고 이핵관(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 당비 사용 의혹을 제기한 김용남 전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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