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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남은 미란다, 벌써 니퍼트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두산 베어스가 올해 최고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아리엘 미란다(32·쿠바)를 잡았다.

최우진 두산 베어스 통역 담당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미란다(두산)를 대신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뉴스1]

최우진 두산 베어스 통역 담당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미란다(두산)를 대신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뉴스1]

두산은 지난 24일 "미란다와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160만달러 등 총 19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올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미란다는 올해(80만달러)보다 110만달러 오른 금액에 재계약했다. 190만달러 이상을 받은 두산 외국인 선수는 더스틴 니퍼트(2017년 210만달러), 조시 린드블럼(2019년 192만달러) 등 2명뿐이다.

미란다는 올해 다승(14승)은 4위였지만,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225개) 1위에 올랐다. 고(故) 최동원이 198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세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223개를 37년 만에 바꿨다. 이에 힘입어 미란다의 연봉 인상률은 137.5%나 기록했다. 한국에서 8시즌이나 뛴 니퍼트가 지난 2016년 말에 기록한 연봉 인상률 75%(120만→210만달러)보다 높다. 두산에서 6년 차였던 니퍼트는 당시 다승(22승)·평균자책점(2.95) 1위를 기록하면서 MVP에 등극했다. 미란다는 KBO리그 데뷔 시즌에 니퍼트를 제쳤다.

미란다는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10월 말 갑자기 어깨에 피로가 누적돼 시즌 막판 나오지 못했다. 두산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창 중요한 시기에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미란다가 빠지면서 두산은 가을야구에서 힘들게 마운드 운영을 했다.

공교롭게도 마침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미란다에 대해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관심을 보였고, 미란다가 다음 시즌을 위해 몸을 사린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두산은 묵묵히 미란다의 몸 상태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기다렸다. 두산이 기적처럼 한국시리즈에 오르자 미란다는 3차전에 나와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빅리그 복귀설이 돌았다. KBO리그에서 앞서 MVP를 받았던 선수들은 여지없이 한국을 떠나 이력이 있어 미란다 재계약이 어려워 보였다. 두산은 "미국, 일본 쪽에서 미란다에 관심을 보인다고 들었지만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했고, 올해가 가기 전 미란다의 사인을 받아냈다.

그러나 2년 차에 고생하는 외인 투수들이 종종 있어 미란다가 내년에 여전히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미국 매체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미란다가 뛰어났던 올해를 재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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