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투혼' 송영길 "부부 간에 서로 반존대 하는 거지"

중앙일보

입력 2021.12.24 05:00

업데이트 2021.12.24 08:3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정책자문단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정책자문단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부부 간에 서로 ‘반(半)존대’하는 거 아닌가.”

전날(22일) “김건희씨 같은 사람이 사석에서도 윤석열 후보한테 반말을 한다는 것 아니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자신의 말이 실언이 아니었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실제 부부 간 어떤 호칭을 쓰냐’고 묻자 “부부 간에 (나는) 반말하지는 않는다. 반존대로 하는 거지 어떻게 반말을 하느냐”고 말했다.

송 대표 부인은 1세 연상이다. 부부 간에 반말을 쓸 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둘이서야 무슨 말을 못하겠나. 그런데 공식적으로 초대받은 사람한테 내가 들은 이야기”라고 전날의 ‘사석’ 발언을 일부 번복했다. 국민의힘이 “남존여비 사상부터 내려놓고 여성 인권을 말하라”(허은아 수석대변인)고 지적한 걸 의식한 듯 “부인이 남자한테 (어떻게 반말을), 이런 개념은 아니다. 부부 간에 (서로) 안돼는 것”이라고도 했다.

현장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현장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실제 김씨가 후보의 내부, 외부를 장악하고 쥐락펴락하는 게 문제라는 뜻”이라는 게 송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내가 말한) 반말의 개념은 (말 그대로) 반말이라는 게 아니다”라며 “최순실처럼 사실상 인사에도 관여하고, 정책에도 관여하고, ‘개 사과’ 논란 때 보듯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라디오에 나와 “대한민국 부부 중에서 반말 안 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며 “그걸 근거로 이런 식의 프레임을 짠다는 게 제가 볼 땐 너무 한심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의욕 앞서” 고민 많은 宋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려다 넘어지려 하자 주변 사람들이 붙잡고 있다. 2021.12.22/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려다 넘어지려 하자 주변 사람들이 붙잡고 있다. 2021.12.22/뉴스1

의도와 달리 오해가 있었다는 게 송 대표의 주장이지만 그는 최근 ‘1일 1실언’ 논란을 빚고 었다. 이날도 민주당 선대위 직능본부 출범식 축사 도중 이재명 후보의 정치 입문 배경을 언급하면서 “음주는 물론 잘못했지만, 음주도 제보자 얘기 들으러 뛰어가다가 급히 가는 마음에 했다는데 전과 내용을 보더라도 공익적 활동을 위해 뛴 내용”이라는 말을 했다.

지난 20일 공시가격 관련 당·정 협의회 때는 “최근 다주택 종부세에 대한 일시적 유예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가 세 시간 뒤 당 공보국을 통해 종부세→양도세로 발언을 정정했다. 현장을 본 정부 관계자는 “당연히 모두발언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었을텐데, 당대표가 양도세와 종부세를 혼동해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자신이 추천했던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사퇴(3일), 발목 부상(8일)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린 송 대표가 의욕 과잉에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핵심관계자는 “송 대표가 중요한 시기에 두 차례나 입·퇴원을 거듭하며 휠체어 신세가 되니 마음이 급해진 상태”라면서 “김건희 반말 문제도 몇 차례 참모들이 ‘그건 아니다’라고 말렸지만 결국 방송에서 공개 거론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선대위 개편론’ 꿈틀…키는 李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직능본부 출범식에서 홍보영상을 보고 있다. 2021.12.23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직능본부 출범식에서 홍보영상을 보고 있다. 2021.12.23 [국회사진기자단]

대표실 주변에서는 “다친 김에 쉬어가라”는 만류에도 기어이 일정을 강행하다 재수술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돈다. 이런 송 대표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은 엇갈린다. 특히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대위 추가 개편을 거론하는 물밑 움직임이 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더한 내홍을 겪고 있어 티가 덜 날 뿐이지, 조동연 입당 때도 송 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 아니냐. 가족사를 보고받았는데도 임명을 강행했다면 판단력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전략통 재선 의원도 “앞으로 70여일을 송 대표 원톱 체제로 계속 가야 하는지 대한 당내 이견들이 있다”면서 “후보의 결단이 남은 문제”라고 했다. 일각에선 당 대표 아래에서 활동할 ‘실세’ 총괄본부장직을 부활시키는 방안 등이 구체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경선 단계부터 ‘이심송심’으로 불렸던 송 대표와의 호흡을 이재명 후보가 쉽게 끊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이재명과 송영길은 둘 다 스마트폰 중독이란 공통점이 있고, 텔레그램을 통해 수시로 정책 아이디어를 소통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서로 운명공동체라는 생각도 자연스레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대화하고있다. 2021.12.22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대화하고있다. 2021.12.22 국회사진기자단

송 대표는 이날도 선대위 직능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건 이전과 다를 것”이라는 조선 문인 유한준의 문장을 또 반복하며 “이재명의 삶은 서민과 아픈 곳에 억강부약 정신으로 함께해 온 삶”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이 대표의 입장이 많이 이해가 된다”면서 “만약에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처럼 당 대표를 무시하고 나를 외면하면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역지사지로”라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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