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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은 합니다' 슬로건 바꾼다…"유능 vs 무능구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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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과학기술혁신 부총리제 도입, 인공지능 등 국가전략기술 중점 투자 등을 담은 과학기술 7대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과학기술혁신 부총리제 도입, 인공지능 등 국가전략기술 중점 투자 등을 담은 과학기술 7대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과학기술 정책공약(22일)과 소상공인·자영업 정책공약(20일) 등 맞춤형 공약 발표를 앞세워 지지세 확장에 나서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의 대표 구호 ‘이재명은 합니다’를 대신할 새 문구 마련에 착수했다. 민주당 선대위 복수의 관계자는 2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선까지 사용할 새 슬로건을 만드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문구가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를 슬로건으로 사용했다. ‘이재명은 합니다’는 이 후보가 지난 2014년 성남시장 재선 이후 시정 슬로건으로 내놓았던 ‘성남은 합니다’를 참고해 만들었다. 이 후보의 경험과 역량, 실적을 강조하자는 취지였다.

당초 이 후보 측은 이 슬로건을  ‘이재명은 ○○를 합니다’ 등으로 발전시켜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미 이 후보의 실행력이 유권자에 각인됐다는 판단 속에 교체가 검토됐고, 결국 새 슬로건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기존 슬로건은 다소 거칠고 불안한 이미지를 주는 측면도 있었다”며 “향후 새 슬로건은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실력과 안정감을 강조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비방전이 거세지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은 합니다’란 말에는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국가 노선이나 정책을 둘러싼 전선이 형성될 수 없다”며 “결국 네거티브 선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집권 후 이루겠다는 ‘무엇’을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보수 성향 온라인 게시판에선 ‘이재명은 욕을 합니다’ 식으로 비틀어 네거티브 소재로 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일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국회 예결위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요구와 여망을 받들어야 하지 않나"라며 자신의 실용주의 정책 전환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고 한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일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국회 예결위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요구와 여망을 받들어야 하지 않나"라며 자신의 실용주의 정책 전환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고 한다. 임현동 기자

새로운 슬로건엔 ‘경제 대통령’과 ‘유능한 대통령’ 이미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실용주의’ 노선의 연장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과학기술 정책공약 발표문’에도 기존 슬로건 외에 ‘#대한민국대전환’,‘#경제대통령’,‘#민생대통령’,‘#유능한대통령’ 등의 문구를 달아 배포했다. “이 후보의 역량을 강조해 ‘유능한 이재명’과 ‘무능한 윤석열’의 구도를 만들겠다는 게 기본 취지”(선대위 관계자)라는 설명이다.

다만 선대위 일각에선 “이재명은 합니다”란 슬로건이 인지도가 높은 만큼, 일부 글자만 다듬어 새 슬로건과 병행해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또 ‘이재명은 합니다’를 ‘이재명이 합니다’로 조사만 바꾸자는 제안도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조선대학교 강연에서 “최근 ‘이재명은 합니다’ 구호에 부작용이 생겨서 추진력이 약간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같다”며 이런 제안을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선대위의 한 전략통 인사는 “보조사 ‘은/는’과 주격조사 ‘이/가’는 굉장히 차이가 난다. 지금은 ‘나는 한다면 한다’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 아니냐”며 “이제는 무엇을 할지를 앞세워 ‘○○○○, 이재명이 합니다’ 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체감형 정책’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를 위한 나라, 이재명이 합니다’를 슬로건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여전히 선택지에 올라 있다.

→이재명 후보 정보 joongang.co.kr/election2022/candidates/LeeJaeM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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