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팸족(펫+패밀리)’, ‘펫코노미(펫+이코노미)’, ‘펫플렉스(펫+과시형 소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시장이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국내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구의 29.7%(603만 가구)를 차지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는 1448만명으로, 한국인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펫플릭스’, MZ가 프리미엄 시장 주도
특히 프리미엄 펫 시장이 확대하는 추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Z(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층) 세대가 펫 케어 프리미엄 시장을 열고, 펫 케어 산업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며 “반려동물에 돈을 아낌없이 지출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전 업계에서도 펫 케어 기능을 접목한 프리미엄 가전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로봇 청소기인 ‘비스포크 제트 봇 AI’을 출시했다. 출고가격이 159만원인 이 제품은 인텔의 인공지능 솔루션·라이다 센서·3D 센서 등을 탑재해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스스로 피한다. 스마트폰의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모니터링 예약’이나‘펫 찾기’ 기능을 이용하면 집 안에 있는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외부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로봇 청소기가 모니터링하고 노래 들려줘
반려동물이 심하게 짖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없을 땐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준다. 또 로봇 청소기 본체에 탑재된 스피커를 통해 반려동물 전용 음악을 들려주는 기능도 있다. 삼성전자는 반려동물 앱인 ‘아지냥이’와 협력해 제작·선곡한 노래 20곡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직화 오븐에 ‘펫 간식’ 모드를 적용하고 있다. ‘닭 가슴살 육포’ ‘단호박 건조 간식’ 등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16개 메뉴를 담았다.
반려 가정을 겨냥한 가전도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큐브 에어 펫 케어(142만~162만원)’는 공기 중 반려동물의 털을 집중적으로 제거하는 ‘이중 펫 극세 필터’와 대소변·사료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주는 ‘펫 탈취 필터’를 단 제품이다. 비스포크 큐브 에어가 62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펫 케어 제품은 두 배 넘게 비싸게 팔리는 셈이다.
또 삼성전자 무선청소기인 비스포크 제트(139만원)엔 펫 전용 브러시가 탑재됐다. 펫 브러시는 소파나 카펫·침구에 붙은 반려동물의 털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 제품 역시 펫 전용 브러시가 탑재되지 않은 일반 모델(89만원부터)보다 비싸다.
LG, 펫 케어 탑재한 199만원 '공청' 출시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제품에 펫 케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7월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펫 알파 오브제컬렉션(199만원)’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올해 출시된 공기청정기 중 최상위 모델이다. ‘펫 모드’는 오토모드 대비 64% 더 강한 풍량으로 공기를 개선한다. 반려동물의 털과 먼지를 제거해주는 부착형 극세필터는 물 세척 후 재사용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앞서 2월엔 LG 트롬 세탁기 스팀 펫(185만원)과 건조기 스팀 펫(194만원) 제품을 출시했다. 펫 케어 세탁코스는 4중 안심 헹굼을 통해 옷에 묻은 반려동물의 배변이나 외출 시 묻은 진흙·잔디 등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펫 케어 건조코스는 트루스팀을 이용해 의류에 있는 반려동물의 냄새를 제거해준다. LG 전자의 무선 청소기인 ‘LG 코드제로 A9S 펫 씽큐’는 펫 전용 흡입구를 통해 소파나 카펫에 붙은 반려동물의 털을 제거할 수 있다.
반려동물용 가전제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마트의 펫 토털 스토어인 콜리올리에선 자동 정수기, 급식기, 드라이룸, 미용 기기, 고양이 화장실 등의 전자 기기를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0~11월 펫 관련 전자기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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