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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계약서’ 보여주니 40% 할인…가전매장 VIP가 바뀌었다 [김경진의 테라스]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과천시에 사는 안모(40)씨는 내년 1월 완공 예정인 아파트로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안씨는 최근 견적이나 받아보자는 생각에 백화점 내 삼성전자 브랜드숍을 찾았다. 사려는 품목이 많아지자 점원은 “혹시 입주 예정자냐”며 “아파트 분양 계약서가 있으면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안씨가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계약서 사진을 보여주자 직원은 본사 인증을 거친 뒤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애초 안씨가 고른 가전제품은 75형 TV와 세탁기, 건조기 등 최고급 사양의 가전제품 10개로 총 2200만원어치였다.

하지만 신용카드 제휴 할인과 백화점 상품권 150만원, 캐시백 등의 혜택을 모두 적용하자 실부담금이 1300만원으로 내려갔다. 할인율이 40%에 달하는 셈이다. 안씨는 “각각의 품목을 모두 온라인 최저가로 구매했을 경우보다 저렴했다”며 “이참에 좀 더 사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색상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색상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가전 매장서 ‘분양 계약서’ 내밀면 VIP   

최근 백화점이나 대형 가전 매장의 ‘VIP’가 바뀌고 있다. 과거엔 청첩장을 보여주는 신혼부부를 상대로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많았다면, 최근엔 분양 계약서를 보유한 입주자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가전 매출은 도입 첫해인 2019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천정형 시스템 에어컨 등 신규 주택 입주자들의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지털프라자, 백화점 내 삼성 브랜드숍, 신규 입주 박람회 방문자 등을 상대로 입주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입주 전후 3개월 이내에 아파트 분양 계약서나 사전점검 안내증 등의 증빙 서류를 가져온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준다. 또 구매 금액대별로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쇼핑몰 쿠폰도 제공한다. 삼성 제휴 카드로 결제할 땐 별도의 적립 혜택도 준다. 삼성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 홈’이 적용되는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입주 고객에겐 IoT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드 할인·캐시백·포인트 적립 혜택  

LG 오브제 패키지. [사진 LG전자]

LG 오브제 패키지. [사진 LG전자]

LG전자는 아파트 입주일을 기준으로 전후 두 달간 특별 할인 혜택을 준다. 여러 품목을 구매하거나 제휴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은 추가 할인, 캐시백, 포인트 적립 등을 받을 수 있다. 구매 금액별 사은품도 제공한다. 혜택을 받기 원하는 고객은 LG전자 베스트샵 홈페이지에서 행사 지점을 선택해 방문 신청을 하면 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전국의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입주 박람회’를 연다. 대형 가전 매장은 보통 신축 아파트 건설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입주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에 비해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다음 달 말까지 주말마다 전국의 입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TV·냉장고·김치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을 할인 판매하고, 추가로 구매 금액이나 제휴카드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캐시백 등 최대 120만원 상당의 혜택을 준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방문한 고객이 김치냉장고를 살펴보고있다. [사진 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방문한 고객이 김치냉장고를 살펴보고있다. [사진 롯데하이마트]

가전 업체들이 이처럼 신규 입주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구매 품목이 많은 데다 고가의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혼부부는 결혼식, 신혼여행 등에 쓰는 지출이 많아 가전 구매 비용이 부족하거나 필수 가전 위주로 소박하게 시작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비해 신규 주택 입주자들은 대규모로 가전을 구하는 데다 현재 쓰던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제품을 사려는 경향이 강해 입주 고객을 상대로 하는 행사를 더 적극적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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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테라스] 요즘 뜨는 ‘테크’ 트렌드와 함께 달라지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소식을 쉽고, 감각 있게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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