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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재명 아들 도박, 바이든 아들 패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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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12.16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12.16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1.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불법도박 사실이 16일 아침자 조선일보에 보도됐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대응이 신속합니다. 후보가 곧바로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습니다..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입니다..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 받도록 하겠습니다.’

2. 곧이어 당사자인 장남 이동호(29)가 실명으로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성하며,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추가로 나섰습니다.
‘이동호가 도박을 한 시기가 (조선일보가 보도한)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이라고 해명했지만..이는 사실과 달랐습니다. 확인결과 사이트를 옮겨 최근까지 했습니다.’
선대위는 또 이동호가 마사지샾을 방문한 후기를 인터넷에 남긴 것과 관련해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매매는 하지않았다’고 밝혔습니다.

3. 대선후보 아들의 비행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둘째 아들 헌터(51)를 떠올리게 합니다.
교과서같은 바이든에게 헌터는 ‘아픈 손가락’입니다. 마약 알콜 섹스 중독이 심했습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마약중독 상태에서 성관계를 하는 과거 동영상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의 임원으로 취업해 부통령 시절 아버지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메일이 함께 폭로됐습니다. 바이든이 연관돼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불렸습니다.

4. 아들의 비행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건..두 가지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바이든의 솔직한 인정과 따뜻한 가족애입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헌트의 마약중독을 공격하자 ‘많은 이들처럼 내 아들은 마약 문제가 있다. 그는 고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나는 내 아들이 자랑스럽다’라고 대답합니다. 실제로 바이든은 헌터의 재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5. 둘째, 바이든의 가족애를 더 돋보이게하는 아픈 가족사입니다.
바이든은 29세 최연소 상원으로 당선된 1972년말 부인과 딸을 교통사고로 잃습니다. 두 아들(장남 보.차남 헌터)도 중상이라 병실에서 취임선서를 했습니다.
장남은 바이든이 ‘내 영혼’이라 불렀던 정치후계자였습니다. 승승장구하던 보가 46세에 뇌암으로 숨졌습니다. 차남 헌터는 스스로 ‘아버지와 형에 묻혀 늘 소외’되었기에 약물에 빠졌다고 변명했습니다.

6. 대선후보 가족은 당연히 검증대상입니다. 일차적으로 언론의 몫입니다.
잘못이 드러난 경우 정확하게 사과해야 합니다. 후보의 몫입니다. 이번 경우 이재명 캠프의 대응은 적절했습니다.
상대캠프는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가 직접 잘못한 것이 아닐 경우 금도가 있습니다. 국민의힘 선대위 김병준 공동상임위원장, 금태섭 전략실장의 ‘가족문제 네거티브 자제’입장은 진일보한 모습입니다.

7. 결국 유권자들은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해 판단할 겁니다.
바이든의 당선축하연이 열린 2020년11월7일 밤..불꽃이 하늘을 수놓을 때‘별이 가득한 하늘’(Sky Full of Stars)이란 음악이 울려퍼졌습니다. 바이든의 장남 보가 생전에 좋아했던 콜드플레이 노래입니다.
‘보가 아버지 당선에 중요한 역할 했음을 알려줍니다..’(CNN)
〈칼럼니스트〉
2021.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