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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백신 접종 늘려야…학교·학원 방역패스 조정은 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놓인 '방역패스' QR코드 서비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놓인 '방역패스' QR코드 서비스. 연합뉴스

학원이나 독서실·스터디 카페에 가려면 백신 접종을 증명하거나 음성 확인서를 내도록 하는 '청소년 방역 패스'에 대한 반발 여론이 큰 가운데 전문가들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청소년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하지만 방역 패스는 국민에 대한 설득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집중 지원 주간 첫날인 13일 3명의 감염병 전문가와 함께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방역 패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 내용은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학생 백신 접종 필요하지만 '패스'는 "설득 더 필요"

최은화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9월 이후 소아 코로나19 발생이 매우 많아져 접종 필요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면서도 "아이들에게 필수시설인 학교·학원에도 방역 패스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선 학교와 학원이 거의 동일한 개념이므로 설득과 설명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최 교수의 생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저도 10대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이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학원에 다녔으면 하는 건 어느 부모나 동일한 마음일 거라고 본다"면서 "방역패스의 취지에 찬성하며 아이들의 접종률이 올라가 학교와 학원에 안전하게 갈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학습권 보장"이라고 했다. 다만 이 교수도 "학부모들 반발이 정말 심하다고 하면 (패스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소아청소년 백신 관련 전문가, 학부모 등과 함께 청소년 백신접종을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소아청소년 백신 관련 전문가, 학부모 등과 함께 청소년 백신접종을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설파해 온 정재훈 가천대 교수도 "개인적으로는 (방역 패스의) 범위와 내용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접종을 하지 않고 가만히 놔둘 경우 장기적으로 청소년의 40~50%가 감염될 수밖에 없어 피해가 매우 커질 수 있다"면서도 "현장 적용 과정에서 반발이 심하다면 (백신 패스) 제도의 기본적 원칙은 살리되 연기·조정 등은 필요하다"고 했다.

"마스크 써도 장시간 체류하는 학원·스터디카페 위험"

다만 전문가들은 학원·스터디카페 등이 청소년 방역에서 중요한 공간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했다. 일각에서는 학생이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공간이니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정 교수는 "현재까지 감염 경로나 장소를 봤을 때 학교·학원이 상당히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며 "마스크를 잘 써도 체류 시간이 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공부 시간이 길어지면 어딘가에 가서 식사하거나 음료를 마시는 등의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위험이 없다고 하긴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방역 패스가 곧 접종 의무화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문제는 잦은 검사가 번거롭고 사회적 비용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방역 패스를 위해 선별검사를 늘리면 비용 문제, 정말 필요한 사람이 검사를 못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선별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아가는 것 또한 신중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신뢰할만한 신속검사 보급이 되면 그걸로 대체할 수 있겠지만 아직 전문가가 보기에 신뢰할만한 검사 키트는 없다"고 했다.

1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5일부터 학교단위 백신접종…8만4000명 신청 

12~17세 접종 대상자 약 277만 명 중 13일까지 약 155만명이 개별적으로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 '찾아가는 학교 백신 접종'은 12일까지 8만3928명이 접종 의사를 밝혔다. 교육부는 지역별·학교별 상황을 고려해 15일부터 학교 단위 접종이 시작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이들이 망설이거나 불편해할 수 있는 점이 있기 때문에 접종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찾아가는 접종'을 하기로 했다"면서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접종하더라도 구급대 등 비상상황 시 조치 방안까지 고려해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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