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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대변 샘플서 읽어낸 ‘제2의 게놈’ 마이크로바이옴, 부족한 유익균 알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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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장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찾는 제품 중 하나가 유산균이다. 그런데 유산균을 늘 챙겨 먹어도 장 건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정작 내 몸에 필요한 유익균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최근 유전자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산균도 개인 맞춤형으로 선택해 섭취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제2의 게놈’으로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의 해독 기술을 접목한 덕분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미생물 무리’를 뜻한다. 사람과 공존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대부분 장(腸)에 모여 사는데, 그 속에는 5000~7000종의 유익균이 100조 마리가량 들어 있다. 인체 속에 존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수는 유전자 수보다 100배 이상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 상태만 잘 파악해도 그 사람만의 병의 원인·예후를 알려주는 ‘질병 지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내 미생물, 뇌·폐·간 건강도 좌우

장 속 마이크로바이옴에 유해균이 많을수록 설사·변비·크론병 등 장 질환뿐 아니라 우울증·자폐증·치매·조현병 같은 뇌 질환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장과 뇌가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장-뇌 축’ 이론을 뒷받침한다. 최근엔 장 건강이 폐·간 건강까지 관여할 것이란 ‘장-폐 축’ ‘장-간 축’ 이론도 입증됐다. 이 교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유해균 비율이 높은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잘 감염되면서 중증도로 이행할 확률도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있다”며 “반대로 인도·터키 등 전통 음식 섭취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선진국보다 낮은데, 이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유익균이 많아야 폐도 건강해진다는 상관관계를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식이요법이나 생활습관, 복용 약물 등에 따라 개선·악화할 수 있다. 정제된 탄수화물, 자극적이면서 달거나 기름진 식단은 유해균의 비율을 높인다. 특히 질병 상태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 상태는 급변한다. 소화기계 국제학술지인 ‘위장병학’(2014)에 실린 미국 하버드 의대, MIT의 공동 리뷰 논문에 따르면 사람은 일생 중 감염병, 대사증후군, 염증성 질환 등이 발병하면 그 시기에 마이크로바이옴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데, 이는 장내 미생물이 교란을 일으켜 유해균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개선하려면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견과류, 식이섬유가 많은 해조류·채소류·잡곡류와 함께 유산균을 챙기는 게 좋다”며 “이런 방법으로 장내 유익균을 보충하면 유익균에서 나오는 여러 대사물질이 면역 세포에 닿을 때 면역 세포를 자극·활성화해 면역력을 높이고 각종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 형성 도와

유익균 종류도 다양하다. 몸속 마이크로바이옴의 체질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려면 부족한 유익균을 찾아 보충하고, 많은 유해균은 줄여야 한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검사법 중 하나가 바로 ‘NGS(Next-Generation-Sequencing)’라 불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는 쎌바이오텍이 지난해 11월 도입한 장 건강관리 프로그램 ‘쎌바이옴’에 NGS 방식을 적용했다. 이 프로그램에선 소비자가 유산균과 분석용 키트가 동봉된 패키지를 받아 자신의 분변을 채취해 정밀 의학 기업 마크로젠에 보내면 3주 이내에 장내 미생물의 NGS 분석 결과지를 배송받을 수 있다. 이준일 쎌바이오텍 연구원은 “소비자의 대변 샘플에 특수 시약을 처리해 미생물의 염색사(사람의 염색체에 해당)를 추출한 후, 이 염색사를 효소로 잘게 잘라내고 수천에서 수만 배로 증폭해 염기서열을 분석하면 장내 유익균·유해균이 얼마나 많거나 부족한지, 이들 미생물 간 균형을 이루는지 등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모(40)씨의 경우 실제로 이 서비스의 도움으로 장내 환경을 개선한 사례다. 김씨의 장내 미생물 NGS 분석 결과, 장내 미생물 균총 다양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27점으로 ‘주의’(0~35점) 단계로 진단됐다. 김씨는 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균주 12종이 든 유산균 건강기능식품(듀오락12)과 다양한 천연 유익균이 함유된 전통 발효식품을 꾸준히 섭취할 것을 제안받았다. 솔루션에 따라 식습관을 개선하고 2개월 뒤 진행한 2차 검사 결과, 그의 장내 미생물 균총 다양성 지수는 71점으로 ‘안심’(67~100점) 단계에 다다랐다.

평소 설사 증상이 잦았던 박모(여·35)씨는 유산균 제품을 계속 섭취해도 효과를 느끼지 못해 NGS 검사를 받았다. 그의 장내 유해균 지수는 100점 중 99점으로, 한국인 평균(30점)보다 높았다. 박씨는 유해균 배출을 돕는 천연 항생물질인 프로락티(유산균 사균체와 박테리오신의 복합물질)가 든 유산균 건강기능식품(듀오락 스탑)을 추천받아 섭취했다. 2개월 뒤 2차 검사에서 박씨의 유해균 지수는 24점으로 낮아졌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는 “NGS 검사 결과는 자신의 장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등과 같다”며 “검사 결과로 필요한 유산균을 선택해 섭취하면 장 환경이 개선되고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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