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방문 이틀째인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하며 “국가가 아니다”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정권교체 않으면 국민의 정신건강이 망가질 것”이란 말도 했다. 이른바 ‘쌍특검’ 진행이 윤 후보 때문에 늦어진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말장난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춘천시 소양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했다. 전국의 지역 선대위 중 준비를 마치고 발대식을 연 것은 강원이 처음이다.
윤 후보는 발대식에서 원고 없이 즉석연설을 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무능과 부패의 상징”이라고 맹비난했다. 코로나19 방역 실패가 무능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부실 조사 논란이 부패를 각각 상징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최근 두 달 동안 1000여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50조원의 돈을 썼는데 병상 하나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다. 이건 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장동) 지역 개발사업을 하면서 특수 관계인에게 조 단위의 특혜가 돌아갔지만, 공범 관계나 자금 흐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국민의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도 한층 더 세졌다. 특히, 이날 “특검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는 윤 후보 때문”이라거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라고 한 이 후보의 발언을 겨냥했다.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을) 포함해서 특검하자고 한 게 언제냐. 180석 가진 당에서 빨리 협상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말장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이 후보의 평가에 대해선 “같은 법조인으로서 (공약이나 발언이)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꾸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엔 강릉시 죽헌동 오죽헌과 속초시 대포동 대포 어촌계 어업인복지회관을 차례로 방문하며 지역 민심을 공략했다.
오죽헌은 조선 선조 대 이조판서를 지낸 율곡 이이와 그 어머니인 사임당 신씨의 생가다. 안내는 강릉이 지역구이자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맡았고, 이준석 당 대표와 유상범 강원도당위원장 등이 뒤따랐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지폐 속 인물을 둘씩이나 배출한 강릉 오죽헌에 오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죽헌 경내 율곡 동상 앞의 ‘견득사의(見得思義ㆍ이득을 접하게 되면 이것이 의로운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뜻)’라는 글귀를 보고선 잠시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속초시 대포항에 위치한 대포 어촌계어업인복지회관을 방문한 윤 후보는 “대포항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배에서 잡아 온 생선으로 (식당에서) 찌개도 끓여 먹고 하던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도는 토지 이용 규제가 가장 심한 곳으로, 현 정부가 해오던 평화 자치도가 아닌 경제 특별자치구로 바꾸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