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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외손 왔습니다" 외가 찾은 尹, 강릉시내 동선에 담긴 뜻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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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외손이 강릉에 왔습니다! 무도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교체하겠습니다!”

10일 오후 해 질 무렵 강원도 강릉시 중앙시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직접 보려고 몰려든 인파로 가득했다. 윤 후보는 흰색 셔츠에 회색 니트티 차림이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돌며 시민들에게 주먹을 쥐고 흔들며 인사했다. 인파를 향해 “이 거리가 저의 외가가 있던 곳이고 여기 중앙시장은 어릴 때 제 할머니가 가게를 하시던 곳”이라며 “(시장에 오면) 걸어가서 할머니 가게에 먼저 인사 드리고 어릴 때 늘 놀던 곳”이라고 소리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저녁 강원도 강릉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한 어린이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저녁 강원도 강릉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한 어린이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윤 후보는 지난 6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뒤 첫 지방 방문지로 강원도를 택했다. 이에 강릉 시민들도 반색했다. 시장 앞에서 만난 상인 김모(69)씨는 “아무래도 강릉이 외가니까 좀 더 잘 챙겨줄 수도 있지 않나. 장사하다가 일부러 보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는 시장 건어물 가게 앞에서 구순이 넘은 이모할머니와 재회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모할머니가 “얼굴 보려고 왔지”라고 말하자 윤 후보는 무릎을 꿇고 손을 잡으며 “추운데 왜 나왔냐”면서도 “건강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시간여 중앙시장을 방문한 윤 후보는 강릉 지역 청년소상공인간담회에 참석했다.이준석 대표도 함께였다. 이 자리에서도 윤 후보는 먼저 강릉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강릉 방문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제게 고향이라고 하면 충청도(친가)와 강원도(외가) 두 군데밖에 없다”며 “강릉은 제가 어릴 적 방학 때마다 와서 지낸 곳이고 가장 추억, 애정이 깃든 곳”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실질적 손실보상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코로나 방역은 국가 사회 공익에 부합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방역을 위한 영업제한 등에 대해서는 정부 예산으로 손실보상을 해야 되는 것”이라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께서 (재원 마련을) 100조원 정도 예상해야 된다고 말했는데 제가 50조원을 공약했던 건 지난 8월 기준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고, 코로나가 진전이 안 되고 변종바이스러스로 더 확대되는 추세라면 아마 재정이 더 투입돼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미 발표했던 ‘50조원 피해보상’ 방안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규제 문제와 관련해선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규제 권한을 대폭 아주 과감하게 강원도로 이전을 해서 강원도의 관점에서 규제를 풀고 스스로 개발할 수 있게 하겠다”며 “토지 이용에 관한 규제권한을 대폭 강원도로 이전해서 강원도 운명을 강원도 스스로 먼저 판단해서 책임질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중앙정부 지원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 창업 문제와 관련해선 “청년 창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아주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무턱대고 지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각별하게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청년이 참여해 운영할 수 있게 신속하게 출발시키겠다”고 했다.

이후엔 역시 이 대표와 함께 견소동 안목해변 일대에 조성된 강릉 커피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2년 전 강릉 성남동 거리에서 흉기를 든 범인을 맨손으로 제압한 전중현(28)·변정우(24)씨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었다.

윤 후보는 “칼 든 사람한테 달려가서 잘못하다가 많이 다칠 수 있는데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한 것”이라며 두 청년을 포옹하고 격려했다. 취업 준비 중인 전씨가 어려움을 호소하자 이 대표는 “강원도지사 후보가 선출되면 경호하는 역할에 추천하겠다”고 했고, 배석한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런 의인들은 기업인들이 취업을 고려해줘야 한다. 저도 한번 챙겼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제가 96년 (강릉에서) 근무할 때 단오제를 하는데 누가 누가 강릉 사투리 잘하나 사투리 경연대회를 하는데, 강릉 사람들이 보고 웃었다. 그런데 그 사투리가 내가 어릴 때 국민학교(초등학교) 방학 때 오면 듣던 그 말이었다”며 과거 일화를 소개한 뒤 웃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에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에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스1

강릉행에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 사회복지비전선포대회 행사에 참여하며 ‘약자와의 동행’ 주간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윤 후보는 두 행사 모두에 지체장애인인 이종성 의원의 휠체어를 직접 밀어주며 등장했다. 또 ▶AI(인공지능),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장애인 고용 확대 ▶장애별 맞춤형 지원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비율 확대와 같은 정책 실행을 약속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윤 후보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정지 취소 청구 소송에서 ‘징계가 이미 이뤄져 소송의 실익이 없다’는 취지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법무부 징계 처분의 부당함은 남은 징계 취소소송 재판을 통해 알리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시절 받은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도 제기했지만 지난 10월 서울행정법원은 “징계 절차가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윤 후보는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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