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연 성폭행범 수사, 공소시효 남았지만…쉽지 않은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12.08 05:00

업데이트 2021.12.08 07:17

조동연 서경대 교수.[사진 선대위]

조동연 서경대 교수.[사진 선대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자리에서 자진 사퇴한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혼외자 출산의 배경으로 밝힌 ‘11년 전 성폭행’을 두고 가해자 처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간죄의 공소시효(10년)가 이미 지난 상황에서 조 교수의 사생활 의혹을 폭로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7일 “성폭행범을 수사하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다.

[이슈추적]

법조계에선 적용 혐의를 달리하거나 확보된 증거에 따라 처벌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원치 않는 경찰 수사와 가해자 처벌 주장이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달 30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공소시효 끝났다는데…제3자 고발 가능?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으로 봤을 때 조 교수의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강간죄 ▶강간치상죄 ▶업무상 위력 간음죄 등이 있다. 각각 공소시효는 10년, 15년, 7년이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는 “강간치상죄로 다툴 경우 공소시효가 남아있고, 강간죄 등 다른 혐의도 특례법인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가 연장돼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는 남아있다”며 “당사자가 11년 전 사건의 가해자를 처벌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간치상죄의 경우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제3자에 의한 고발도 가능한 상황이다. 강간죄를 범할 때 의도치 않게 상해가 발생한 경우 강간치상죄가 적용되므로 조 교수가 11년 전 범행 당시 입은 상해를 입증할 경우 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성폭행에 따른 임신 자체를 ‘의도치 않은 상해’로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 변호사는 “강간으로 임신할 경우 강간치상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그간 판례지만 법조계 내에서 상반된 견해가 계속 제기됐다”며 “조 교수가 자신의 사건으로 법리적용을 다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혼외자가 곧 DNA 증거”, 공소시효 연장도 가능

공소시효 연장을 근거로 강간죄나 업무상 위력 간음죄도 여전히 혐의 적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2010년 4월에 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성범죄에서 DNA 등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있을 경우엔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된다.

조 교수의 경우 성폭행에 따른 임신으로 출산한 혼외자가 성폭행을 입증할 DNA 증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조 교수의 사생활 의혹을 폭로한 강용석 변호사도 이러한 조항을 고려해 “2010년 제정된 성폭력 처벌법상 과학적 근거가 있으면 공소시효가 연장되기 때문에 아이의 DNA와 의심되는 사람의 DNA를 검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위력 간음’은 친고죄 폐지로 제3자 고발 가능

다만 강간죄의 경우는 공소시효가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되더라도 조 교수 본인이 이 혐의로 고소를 하지 않는 이상 수사가 이뤄질 수는 없다. 강간죄의 친고죄는 2013년부터 폐지됐고 소급 적용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결국 조 교수 의사와 무관하게 제3자의 고발이 가능한 혐의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 뿐이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1998년에 친고죄가 폐지됐기에 이 혐의를 적용할 경우 2010년에 발생한 조 교수 사건은 제3자에 의한 고발이 가능하다. 공소시효는 강간죄보다 짧은 7년이지만 이 역시 혼외자의 DNA를 토대로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된다.

가세연이 7일 가해자인 성명불상자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에 접수한 것도 결국 이러한 법리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 원치 않으면 수사 어려워… 2차 가해 우려

조동연 서경대 교수가 사퇴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조동연 서경대 교수가 사퇴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이러한 고발 사건이 실제로 경찰 수사로 이어져 가해자를 밝혀낼지는 미지수다. 수사기관이 성폭행범을 밝혀내라는 고발 자체가 성폭행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2차 가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검사 출신의 오선희 변호사(법무법인 혜명)는 “피해자가 원치 않는 상황에서 제3자의 고발에 따라 성폭행 사건이 공론화되는 건 명백히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고발에 의해 경찰 수사가 시작되더라도 당사자가 침묵하거나 조사를 거부한다면 애초에 수사는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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