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 사태 일파만파…WTA 1조원 포기하나

중앙일보

입력 2021.12.0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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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테니스 스타 펑솨이. [AFP=연합뉴스]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테니스 스타 펑솨이. [AFP=연합뉴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5·중국)의 성폭행 고백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가 1조원이 넘는 수입을 포기하고 중국 투어 대회를 전부 보류하기로 했다.

스티브 사이먼 WTA 투어 대표는 2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이사회 결과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 개최를 중단하기로 했다. 펑솨이가 압력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대회를 연다면 우리 선수와 스태프 모두 위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펑솨이는 2014년 WTA 투어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스타다. 그런데 지난달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국 최고 지도부 일원이었던 장가오리 전 부총리와 수년에 걸쳐 강압에 의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펑솨이의 SNS 계정이 폐쇄돼 그의 신변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22일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가 웃으면서 영상 통화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가 많아 국제사회는 펑솨이가 안전하다는 걸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다. WTA는 줄곧 “펑솨이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당국이 반응하지 않자 중국 대회를 포기하는 강수를 뒀다.

WTA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중국에서 10개 투어 대회를 열었다. 그중 시즌 왕중왕전 대회인 파이널스는 WTA의 주 수입원이었다.

선전에서 2019년부터 10년간 파이널스를 열기로 했는데, 계약 규모가 10억 달러(1조1000억원)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2020~21년 대회가 선전에서 열리지 않아 이 계약은 2030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다.

WTA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셈이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파이널스 총상금은 700만 달러였다. 선전에서 개최하기로 하면서 중국 화장품 업체 시세이도 차이나가 거액을 지원, 이듬해 총상금이 두 배(1400만 달러)로 뛰었다. 당시 우승자인 애슐리 바티(호주)가 받은 상금 442만 달러(52억원)는 남녀 테니스 단일 대회 우승 상금 최고액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당국이 파이널스 개최를 막으면서 올해 대회는 지난달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렸다. 이때는 총상금이 500만 달러로 줄었다.

사실 WTA는 지난해부터 중국과 갈등했다. 여기에 펑솨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면서 중국 테니스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마음 것으로 보인다.

WTA 사정에 밝은 이진수 코리아오픈 토너먼트 디렉터는 “WTA가 지난해 파이널스 개최 여부에 대해 수차례 연락해도 중국은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파이널스 대회를 열지 못해 큰 손실을 봤다. 중국 대회 관계자는 물론 정부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펑솨이 사건을 명분 삼아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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