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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사일 사거리 1000㎞ 이상 늘린다…한반도·상하이도 범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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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일본 자위대가 운용하고 있는 지대공 요격미사일 '패트리어트(PAC3)'의 모습. [로이터=뉴스1]

일본 자위대가 운용하고 있는 지대공 요격미사일 '패트리어트(PAC3)'의 모습. [로이터=뉴스1]

일본 정부가 현재 개발 중인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를 1000㎞ 이상으로 늘려 2028년까지 실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지상 배치형뿐만 아니라 함정·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육상 자위대 용으로 생산하고 있는 순항미사일인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늘리는 형식이 된다. 개발에는 1000억엔(약 1조 416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상 배치형은 2025년까지, 함정 탑재형은 2026년까지, 전투기 탑재형은 2028년까지 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자위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은 사거리가 100㎞대에 불과하다. 새 순항미사일이 배치 완료되면 한반도는 물론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 동부 해안지역도 새 순항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일본 사거리 1000㎞ 이상 순항미사일 개발 중.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사거리 1000㎞ 이상 순항미사일 개발 중.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은 미사일 사거리 확대가 자국의 방위력 강화 조치라는 입장이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하는 기존 방식으로 적의 공격을 대처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일본을 공격하는 함정에 대한 반격이나 점령된 낙도를 탈환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인근 국가가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이상 일본도 억지력을 높일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태 지역에 대한 미국의 위기 의식에 부응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중국은 일본과 괌을 사정권에 포함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는데 지난 10년간 보유량을 8배나 늘렸다. 북한은 사거리 1000㎞가 넘는 탄도미사일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새로운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앞둔 상태다.

그러나 새 미사일 개발은 주변국의 긴장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대항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일본과 한국에 대해서도 "배치를 허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해 왔다.

이외에도 일본 정부는 2022년 말 개정할 방침인 '국가안보전략(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에 '적 기지 공격능력' 포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자위 목적으로 미사일 기지와 같은 적국의 군사 거점을 폭격기나 미사일 등으로 선제공격해 파괴하는 것으로 장거리 미사일 보유를 뜻하는 개념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지난 10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뒤 "국가 안보 전략의 개정을 지시했으며 적의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포함한 모든 대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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