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미사일 경쟁에 자극…日 표심따라 '기시다표 방위' 좌우

중앙일보

입력 2021.10.29 12:09

기시다 정권의 향배를 가늠하는 일본 중의원 선거(31일)가 일본 방위정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국 외교 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FA)는 남북한이 경쟁하듯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등 지역 내 군비 경쟁이 촉발되면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일본의 방위력 증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31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27일 도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31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27일 도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당장 자민당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현재의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방위비는 1976년 미키 내각 때부터 심리적 마지노선인 GDP 대비 ‘1% 룰’에 오랫동안 묶여 있다.

일본 방위성이 지난 8월 말 내년도 예산으로 요구한 5조4797억엔(약 58조원)도 GDP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국의 군비 증강 분위기가 확연해지면서 일본 내에서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집권을 전후로 남북한에서 잇따라 신형 미사일 시험에 나선 것이 일본 정계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FA는 전했다.

북한은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9월 11~12일), 열차형 발사대 탄도미사일(9월 15일), 극초음속 미사일(9월 28일), 신형 지대공 미사일(9월 30일),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9일) 등 최근 들어 새로운 미사일 시험발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달 SLBM과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초음속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한편 전술핵급 파괴력을 가진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

일본은 해상자위대 이즈모급 호위함을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개조한 이즈모 항모에 미군 F-35B 수직이착륙기가 발착하는 훈련을 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5월 촬영한 이즈모함의 개조 전 모습. AP=연합뉴스

일본은 해상자위대 이즈모급 호위함을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개조한 이즈모 항모에 미군 F-35B 수직이착륙기가 발착하는 훈련을 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5월 촬영한 이즈모함의 개조 전 모습. AP=연합뉴스

일본이 가장 경계하는 중국도 지난 7월과 8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했다고 최근 공개했다. 이를 두고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냉전 시기 옛 소련이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스푸트니크)을 우주에 보낸 것에 빗대 "‘스푸트니크 순간’에 매우 가깝다"(지난 27일)고 우려했을 정도다.

FA는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할 경우 “대중이 더 매파적인 의제를 기꺼이 받아 들일 준비가 된 것”으로 보고 기시다 정권이 방위력 증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강경 우파인 일본 유신회가 얼마나 표를 모을지도 관건이다. 장거리 미사일 보유를 뜻하는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기시다 정권은 내년 개정 예정인 ‘국가안보전략’에 이같은 개념을 넣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방위정책 방향과 방위력 증강 수준을 결정하는 ‘방위계획대강’과 5년 단위 세부 계획인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ㆍ중 전략 경쟁에 대한 워싱턴의 요구에 기시다 정권이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는 미지수라고 FA는 짚었다. 미국이 일본 내에 새로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요청할 경우 기시다 정권이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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