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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위드코로나’…“연말특수 기대했는데…” “재택치료 혼선”

중앙일보

입력

30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가에 한 주점이 내놓은 간이 의자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가에 한 주점이 내놓은 간이 의자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위드코로나만 믿고 있었는데 뒤통수 맞았네요.”
“2년간 방역은 헛수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워요.”

회원 수 약 88만 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 지난 29일 올라온 하소연이다.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2단계 전환을 유보하기로 한 데 따른 반응이다.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걱정과 실망,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당장 사적 모임 인원이 제한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상 회복 전으로 돌아가나” 걱정

30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되는 환자.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랑구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되는 환자.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명우(56)씨는 30일 “새 변이인 오미크론 관련 내용이나 코로나19 심각성을 강조하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손님이 확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점심시간에 방문한 김씨의 가게에는 테이블 15개 중 3개에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김씨는 “위드코로나 정책 발표 이후 반짝했던 분위기도 다시 위축된 것 같다. 전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도 근심을 숨기지 않았다. “송년회 문의나 예약이 잇따르고 있었는데, 손님 발길이 또 끊길 것 같다”면서다. A씨는 “숨통이 겨우 트이나 싶었는데 거리 두기가 강화하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이 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직장인 사이에서는 추진해왔던 송년 모임을 미루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연말을 앞두고 약속을 몰아 잡았다는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웬만하면 백신 2차 접종을 다 끝낸 상태라 약속 잡는데 거리낌이 없었는데, 최근 ‘만나도 되나’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6~10명이 모이는 모임이나 회식은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40대 직장인 이모씨도 “올해 약속을 (거리 두기 방침 때문에) 거의 못 잡아서 12월에 약속이 잔뜩 몰린 상황인데 취소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괜찮나…현장은 우왕좌왕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 의무화' 발표 다음 날인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보건소 코로나19 재택치료전담반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 의무화' 발표 다음 날인 30일 오후 서울 은평구보건소 코로나19 재택치료전담반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진 때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공용공간 사용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재택치료자도 응급 상황이 생기면 병원 등 의료기관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공동 공간을 사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김지연 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팀장은 30일 백브리핑에서 “재택치료 대상자는 격리가 원칙이기 때문에 이동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감염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도입 초창기다 보니 현장에서는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현재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집 소독 등을 다 알아서 해야 하므로 궁금한 게 많아 보건소 등에 문의하면 ‘알아보고 알려주겠다’는 식으로 답해 답답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기도 내 한 보건소 관계자는 “병상 여력이 없어 정부가 꺼내 든 방책이겠지만, 태스크포스(TF)팀이 막 꾸려지는 등 현장에서도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재택치료 도입 초기라 현재까지는 이탈자 등 위험 사례는 없다”며 “확진자에 대한 낙인 효과 등을 고려해 개인정보 노출 등에 유의하는 등 재택치료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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