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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드코로나 못하는 이유…"美처럼 할 땐 하루 63만 폭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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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국에서 서구식 방역 정책인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코로나’를 선택할 경우 하루 63만 건 이상의 ‘대규모 발병’에 직면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 변이 오미크론이 덮친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한 공원에서 마스크를 쓴 부모가 아이를 안고 있다. [AP=연합뉴스]

베이징 한 공원에서 마스크를 쓴 부모가 아이를 안고 있다.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CDC)는 이런 내용이 담긴 중국 베이징대 소속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미국·영국·이스라엘·스페인·프랑스 등 각국 팬데믹 대응 전략을 중국에 적용할 경우 예상되는 결과를 통계 모델링으로 예측했다. 여기에는 인구수, 인구 밀도, 백신 접종률 등을 변수로 대입했다.

추산 결과 중국이 봉쇄를 푸는 등 미국의 방역 정책을 도입할 경우 하루 최대 63만7155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환자도 2만2364명 감염으로 폭증한다. 이는 2020년 초 코로나19 발병 초기 정점에 달했을 때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밖에 프랑스의 방역 정책을 도입할 경우 하루 확진자가 45만4000명, 이스라엘식 44만2000명, 스페인식 32만명, 영국식 27만5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정 서방 국가의 접근 방식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가설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며 “우리는 당분간 ‘개방’ 전략을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많은 국가가 과도하게 방역 해제로 전환했다가 피해를 보았다”고 지적했다. 연구가 진행된 기간 중국 내 하루 확진자는 100명 안팎에 그쳤고, 미국에선 15만 명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중국은 (위드코로나를) 따라 해서도 안되고, 그럴 여유도 없다. 의료 시스템과 국가에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치료법이 나오는 시점에 중국도 방역 조치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연구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제로 코로나’ 전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면한 현실을 드러냈다고 풀이했다.

베이징 서부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이징 서부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인근 지역을 모두 봉쇄하는 폐쇄적 방역 정책을 고수해왔다. 이는 방역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전 세계의 위드코로나 행렬에 역행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관심을 모았다.

때마침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다시 방역 강화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중국 내에서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강력한 통제 덕분에 오미크론 등 새 변이의 확산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방역 영웅으로 불리는 푸단대 화산병원 감염 내과 장원홍(张文宏) 박사는 웨이보에 “중국이 선택한 전략 덕분에 다양한 변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적었다. 중국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사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미크론이 중국에 미칠 영향을 결론 내리기에는 이르다”며 “수시로 주의하며 지켜봐야겠지만 중국은 큰 조처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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