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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선대위 사실상 '김병준 원톱'···그런데 또다른 뇌관 불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으로 선임된 김병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 비대위원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이었다.

총괄선대위원장 수락여부를 놓고 20일 넘게 이어져온 '윤석열-김종인' 소모전의 중심에 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선대위 원톱'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김병준 전 위원장의 자진사퇴나 보직변경을 요구해왔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김병준 전 위원장은 26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천명했다.

윤 후보가 지난 22일 당 최고위를 통해 그의 인선을 발표한지 나흘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었다.
 그의 회견 직후 윤 후보는 “앞으로도 (김병준 전 위원장의)역할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YTN 라디오에서“김종인과 김병준 모두 소중하다면 솔로몬의 재판이 되는 것이다.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윤 후보는 결국 '김종인' 대신 ‘김병준’을 택한 모양새다.

이날 김병준 전 위원장의 여의도 국힘의힘 당사 방문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사전 공지 없이 오전 9시쯤 윤 후보와의 면담 일정이 공지되자, 정치권 일각엔 "김종인 입성을 위해 그가 사퇴 를 선언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 오전 10시 김병준 전 위원장은 “이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며 당사 안으로 들어가 윤 후보와 20여 분간 비공개 면담을 했다. 이어 기자들을 만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밝히면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차차 보겠다. 내일부터라도 당장 여기 마련된 상임위원장실에 나오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그게 무엇이든 간에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선출직과 임명직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공직에 나서지 않겠다며 선대위 리더로서의 진정성을 밝힌 대목이다.

김병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김병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자신의 임명을 반대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선 “다 잘 되는 줄 알았는데 결과가 다른 방향으로 가서 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거가 하루가 급한 데 그냥 있을 순 없다.더는 이(김종인) 이슈에 묶여 아무것도 못 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종인 없는 윤석열 선대위에선 사실상 그가 원톱의 총괄 역할을 하게 된다. 김병준 전 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된 이준석 대표도 이날 "총괄 관리는 김병준 전 위원장께서 최대한 많이 하도록 제가 비워드릴 생각”, "사실상 김병준 전 위원장을 원톱으로 모시는 체제로 당을 운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셔오는 작전을 펴겠다. 그 방법은 비밀”이라고 했다. 김종인 합류 가능성에 여지를 남긴 발언이다. 하지만 내부에선 "김종인 전 위원장과 결별할 가능성이 90% 이상”“윤 후보가 김종인에 계속 끌려다니면 김종인은 상왕이 되고 대선 후보는 우스워진다”며 결별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기류도 다르지 않다. 이날 광화문 사무실에 출근한 그는 기자들의 거듭된 관련 질문에 "묻지마라","맘대로 생각하라" 며 불쾌감을 잔뜩 드러냈다.

 추후 반전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예단하긴 힘들지만, 국민의힘 안팎을 흔들어댔던 윤석열-김종인간 희대의 밀고당기기 드라마는 일단 결렬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런가운데 윤석열 선대위엔 또다른 뇌관이 생겼다. 자녀 채용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의원이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된 것을 두고도 당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국정감사에서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하는 대가로 자신의 딸을 KT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2030 세대에 대한 도발이며 모욕”이란 민주당의 파상공세 속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채용 비리 인사를 캠프에 앉혀놓고, 아주 잘하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를 마친 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확정 판결이 나기 전이라 유무죄를 알 수 없다.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이 나면 당장이라도 그만둬야 하지만, 그 전에는 그만둘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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