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맨 권봉석, 글로벌맨 조주완 ‘구광모 2기’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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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LG전자 사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LG 부회장으로 승진·이동한다.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그룹의 미래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구광모 ㈜LG 대표가 2018년 취임한 이후 ‘구광모호 2기’가 출범하는 셈이다.

㈜LG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24일과 25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등 임원진을 선임했다고 25일 밝혔다. ㈜LG와 LG전자 등은 내년 1월 7일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사진 LG그룹]

LG그룹은 “신임 임원은 132명”이라며 “2018년 구 대표 취임 이후 네 차례의 인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임원은 179명으로 지난해(172명)보다 많아졌다.

권 부회장은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해 모니터사업부장,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LG 시너지팀장 시절 구 대표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번 인사로 LG그룹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네 명의 부회장을 두게 됐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 LG그룹]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지주회사 기능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권봉석 부회장 밑에는 투자를 담당하는 경영전략부문, 운영관리체계의 고도화를 맡는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했다. 경영전략부문장은 홍범식 사장(경영전략팀장)이 맡는다. 하범종 부사장(재경팀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지원부문장이 된다.

조주완 LG전자 전략담당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다. 87년 금성사에 입사한 조 사장은 회사 재직 기간(34년)의 절반 이상을 미국·독일·호주 등에서 근무한 ‘해외통’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조 사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선제 대응하고 미국 테네시주에 지능형 자율공장 설립을 주도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 2년간 캐나다 마그나와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출범 등 과감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김명규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 LG그룹]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글로벌 전문가, 40대, 연구개발과 여성 인재 등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62%)을 차지한다. LG그룹의 전체 임원 가운데 70년대생의 비중은 지난해 말 41%에서 올해 말 52%로 높아진다. 최연소 임원은 80년생인 신정은 LG전자 상무(데이터융합서비스 태스크리더)다. 신 상무는 차량용 5세대(5G) 텔레매틱스 선행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 임원은 아홉 명이 승진했다. LG그룹의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2018년 말 3.5%(29명)에서 올해 말 6.2%(55명)로 상승했다. LG그룹은 외부 인력 28명을 임원으로 영입했다. 데이비드 강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과 이향은 LG전자 상무(전 성신여대 교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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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