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트라우마' 무대 떠난 배우…'물랑루즈' 니콜 키드만역 완벽 변신

중앙일보

입력 2021.11.25 17:09

업데이트 2021.11.25 17:43

2001년 개봉한 영화 '물랑루즈!'의 주인공 사틴 역으로 열연 중인 니콜 키드먼. [영화 공식 스틸컷]

2001년 개봉한 영화 '물랑루즈!'의 주인공 사틴 역으로 열연 중인 니콜 키드먼. [영화 공식 스틸컷]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만 45세 베테랑이라고 해도 두려웠다. ‘물랑 루즈!’ 뮤지컬의 주연 제의를 받은 나탈리 멘도자 얘기다. 그는 지난해 이 뮤지컬의 주연인 사틴 역을 제의받고 위와 같이 자문했다고 한다. 멘도자는 한국에선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지만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선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그와의 인터뷰 기사를 싣고 “‘물랑 루즈!’의 새로운 사틴은 컴백이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두려웠던 이유는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그는 ‘스파이더맨’의 뮤지컬 버전에 악당 아라크네 역으로 출연을 확정짓고 연습을 하다 동료 배우의 추락을 목격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급기야 하차했다. 2010년 얘기다. 강산이 한 번 변하는 동안 그는 사실상 은퇴 생활을 한 셈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가 된 지금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까닭이다.

멘도자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 기사 중 메인 사진. [Instagram]

멘도자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 기사 중 메인 사진. [Instagram]

‘물랑 루즈!’는 2001년 개봉했던 영화를 뮤지컬 무대로 옮겨왔다. 니콜 키드먼이 열연한 사틴은 춤과 노래까지 소화해냈다. 천장에 매달린 그네를 타고 청중을 향해 말그대로 몸을 던지는 장면 등이 압권으로 뽑혔다. 멘도자에겐 부담이었다.

우려는 기우였다. 멘도자의 연기는 호평 일색이다. 지난 9월엔 뮤지컬계의 아카데미 격인 에미상에서 최우수 뮤지컬 상을 수상했다. NYT에 따르면 사실 멘도자는 사틴 역할을 잘 할 수밖에 없었다. 2001년 영화에서 니콜 키드먼 전에 먼저 주연으로 낙점됐던 이가 멘도자였기 떄문. NYT에 이에 대해 묻자 멘도자는 ”연습을 거의 완료한 상황에서 키드먼의 주연 수락 소식을 들었지만 놀라진 않았다”며 “대신 바즈 루어만 감독이 나를 위해 (조연) 캐릭터를 만들어줬고, 즐겁게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사틴 역을 되찾은 멘도자. [Instagram]

사틴 역을 되찾은 멘도자. [Instagram]

‘스파이더맨’의 추락 트라우마로 인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NYT에 “사틴이 그네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예전과 달리 지금은 배우와 스탭의 안전 의식이 더 높아진 상황”이라며 “두려움은 극복했다”고 털어놨다.

전 세계적으로 ‘미투(MeToo)’ 운동을 촉발시킨 하비 와인스타인 제작자의 성희롱 및 추행에서 멘도자 역시 피해자였다고 한다. 멘도자 본인이 그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미국 내 미투 운동은 더 힘을 받았다. 하지만 멘도자는 그 일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다. 그는 NYT에 “내가 무슨 대단한 영웅적인 일을 한 것처럼 비춰지는 게 부담스럽다”며 “나는 그저 있었던 일을 말했던 것이고 그때문에 대단한 사람 취급 받는 건 별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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