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내고 131원 타갔다"…3조 적자에 실손보험료 또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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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내년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만성적인 적자로 올해 보험료를 크게 인상했음에도 3조원 넘는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른 손보사들이 실손보험으로 올해 3분기까지 본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집계됐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른 손보사들이 실손보험으로 올해 3분기까지 본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집계됐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7838억원)보다 1858억원 늘었다. 손실액은 보험료 중 사업관리ㆍ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보험금 지급액(발생손해액)을 뺀 금액이다.

손보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4분기 보험금 청구가 많은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손실 예상액을 최대 2조9000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실손보험의 손실액을 합산할 경우 올해 실손보험 적자는 3조6000억원 까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손보험 손실액 및 손해율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실손보험 손실액 및 손해율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9월 말까지 손보사들은 실손 가입자에게 위험보험료 6조3576억원을 받았지만, 보험금으로는 8조3273억원을 지급했다.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위험손해율은 131%를 기록했다. 보험금 지급을 위해 보험료 100원을 받았는데, 실제로는 131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해 31원을 손해봤다.

손보업계에는 올해 초에도 높은 손해율 등을 이유로 상품에 따라 보험료를 큰 폭으로 올렸다.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1세대 구(舊) 실손보험 인상률만 보면 삼성화재 19.6%, 현대해상 18.2%, KB손보 19.5%, DB손보 17.5% 등이다. 3~5년의 갱신 주기 때마다 실제 인상이 단행되는만큼 가입자들의 체감인상률은 50%가 넘는다.

다만 이런 인상에도 구 실손 등의 손해율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구 실손의 올해 9월 말 손해율은 140.7%로 전년 동기(141.7%)와 별 차이가 없다. 손해율은 과거에 판매된 상품일수록 높아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 128.6%, 3세대 신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 112.1% 등이다.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의 경우 손해율이 40.3%로 집계됐다.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보험업계에서는 구실손과 표준화 실손 등 과거 판매된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각 세대별 손해율 격차는 과거에 가입한 계약일수록 보장수준에 비해 납입하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는 의사를 금융당국 등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의 변수는 대선 등의 각종 정치 일정이다. 각종 물가가 오르는 와중에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을 용인하는 건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량에 따른 보험료 할증제가 적용된 4세대 실손보험의 활성화를 해야 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용인할 수도 있다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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