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자멸설까지 등장…日도 모르는 日코로나 급감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2021.11.23 15:49

업데이트 2021.11.23 15:59

미국·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일본만 확진자가 급감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NHK에 따르면 22일 일본 전국에서 50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와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11월부터 '위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재확산 없이 안정되는 추세다.

지난 8일 저녁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시내의 크리스마스 장식물 앞을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8일 저녁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시내의 크리스마스 장식물 앞을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수도 도쿄(東京)에서 6명, 오사카(大阪)부 5명, 가나가와(神奈川)현 10명, 홋카이도(北海道)현 6명 등으로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10명 이하의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전국 2명이었다. 주말 영향이 있긴 하지만 지난주 월요일(78명)보다도 크게 줄었다.

8월 하루 3만명까지 늘어났던 일본의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9월 1일 2만20명에서 10월 1일에는 1444명으로 줄더니, 11월 들어서는 주중 100명~200명대, 주말은 100명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급감 이유? "아무도 몰라" 

일본의 코로나 환자 급감 이유에 대해선 아무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 일본 언론에서도 '미스터리' '예외적'이란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검사 건수 감소가 이유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설명력이 약하다. 8월 5차 유행 당시 하루 16만건까지 증가했던 PCR 검사 건수는 확진자가 크게 준 10~11월에는 주중 3만~5만건, 주말은 1만~2만건으로 비슷하게 이어지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요일인 21일엔 총 1만9138건의 검사가 시행됐다. 실제 환자가 줄고 있음을 보여주는 건 확진율이다. 도쿄의 코로나19 양성 확진율은 8월엔 20%대까지 올라갔지만 21일엔 0.3%로 줄었다.

12월부터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앞두고 지난 17일 일본 도쿄의 한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회의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2월부터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앞두고 지난 17일 일본 도쿄의 한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회의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선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거론하는 것은 '백신 효과'다.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22일 기준 1차 접종이 78.6%, 2차 접종 완료는 76.2%다. 다테다 가즈히로(館田一博) 도호대 교수는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실은 기고문에서 "백신 효과와 기본적 감염 대책의 철저"로 일본에 '일시적인 집단 면역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 접종자는 모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았는데, 이 두 백신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강한 효과를 발휘한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시즈오카신문은 16일자에서 "화이자 백신은 한때 델타 변이에 대한 효과가 우려됐지만, 최근 영국 조사에선 델타 변이 감염을 79%까지 줄이고, 발병은 8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일본 내 델타 변이 자멸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한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에서 재확산이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 '백신 효과' 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그래서 등장한 설이 '일본 델타 바이러스 자멸설'이다. 델타 변이가 일본 내에서 짧은 기간에 급격히 확산하면서 변이 바이러스 내 오류가 일어났고, 복제 불능 상태가 돼 사멸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와 니가타대 연구팀은 지난달 말 열린 일본 유전학회에서 이런 '자멸설'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게놈) 복제 시 발생한 변이를 원상 복구할 때 필요한 것이 'nsp14'라는 효소다. 연구팀이 일본의 5차 대유행 당시 감염자들의 게놈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nsp14의 복제 에러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에러가 축적돼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없게 돼 버렸다는 것이다.

마쓰우라 요시하루(松浦善治) 오사카대 특임교수도 닛케이에 "강한 감염력을 가졌던 일본 내 델타 변이가 너무 많은 변이를 일으켜 증식에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 정보가 망가지는 등 자멸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자멸설에 힘을 실었다.

"6차 유행, 와도 크지 않을 것"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설'일 뿐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쇼지 다카요(荘司貴代) 시즈오카현립 어린이병원 감염대책실장은 현지 언론에 "바이러스 사멸설은 아직 가설 단계로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시나가와 역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6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 시나가와 역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이번 겨울 내에 일본에 6차 유행이 찾아오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인공지능(AI) 예측도 나왔다.

2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나고야공대 히라타 아키마사(平田晃正) 교수(의용공학)팀이 코로나19 백신 효과와 과거 유행 주기, 일본 내 휴가 일정 등을 AI에 학습시켜 시뮬레이션한 결과, 도쿄의 경우 연말부터 감염자가 늘기 시작하지만 내년 1월 중순 피크 시점에도 하루 확진자는 370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 AI는 앞서 일본 내 5차 유행이 9월 10일 이후 수습되기 시작해 10월 중 하루 확진자가 200명대까지 줄 것이라는 '족집게 예측'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히라타 교수는 마이니치에 "마스크 착용 등 감염 대책을 이어간다는 전제 하에서 백신 접종의 효과는 크다. 올겨울 6차 유행은 5차 유행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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