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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처남' 개에 다리 잃었는데, 알고보니 처남 목숨 앗아간 개

중앙일보

입력

영국에서 한 남성이 반려견에 물려 두 다리를 절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넉 달 전 사망한 그의 처남도 이 반려견에 물려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패혈증 클리닉 중환자실(ICU).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패혈증 클리닉 중환자실(ICU).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동부 콜체스터의 마크 데이(62)는 지난 8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 테드에게 물렸다. 견종이 일본 토종개 '아키타견'인 테드는 원래 데이의 처남 배리 해리스(46)가 키웠다. 하지만 해리스가 지난 7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 데이 부부가 맡게 됐다.

테드에게 물린 데이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저녁부터 체온이 오르더니 급기야 다리가 마비됐다. 가슴 부위에선 보랏빛 멍도 발견됐다.

병원에선 그에게 패혈증 진단을 내렸다. 패혈증은 상처 부위에 있던 바이러스·세균 등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며 염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의료진은 테드에 물린 상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데이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장기가 손상되더니 곧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열흘 뒤 깨어났지만, 이미 세균이 온몸에 퍼져 손발이 썩어갔다. 결국 그는 지난 2일 왼손의 손가락 전부와 오른손 손가락 두 개, 그리고 두 다리를 절단했다.

일본 대표 토종개 아키타견.(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일본 대표 토종개 아키타견.(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데이 부부는 사고 후에야 테드가 박테리아에 감염됐었던 사실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해리스도 테드에게 희생됐다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가족들은 해리스의 사인을 독감에 따른 심장마비로 알고 있었다. 사망 전 고열과 두통, 오한 등의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해리스가 사망 사흘 전 테드에게 물렸던 사실을 떠올렸다. 당시 해리스는 테드가 물고 있던 뼈다귀를 빼려다가 팔을 물렸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해리스는 사망 7주 전, 테드를 페이스북을 통해 런던의 한 애견인으로부터 입양했다. 당시 이 애견인은 테드를 “호기심이 많은 장난꾸러기, 거대한 테디베어”로 소개했다고 한다. 해리스는 1500파운드(약 240만원)을 주고 테드를 건네받았다.

데이는 “테드가 평소엔 매우 순하다가도 음식과 관련해선 공격적 성향을 보인다”며 테드가 갓 태어났을 때 학대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의사들은 테드를 안락사 시키기로 했다. 테드가 감염된 바이러스가 항생제로는 제거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란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공식적이고, 검증된 기관의 확인을 받으라고 당부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공식 문서를 발행할 수 없는 반려동물 판매 업체를 통한 입양은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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