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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파투 닷새만에 마주앉은 한ㆍ일...과거사 평행선

중앙일보

입력

이상렬 외교부 아태국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 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ㆍ일 국장급 협의를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됐던 한ㆍ미ㆍ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이 일본의 반발로 무산된 지 닷새 만이다.

지난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연합뉴스.

지난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연합뉴스.

기자회견 무산 시키더니...또 독도 억지 반복

당시 일본 측이 기자회견 보이콧의 이유로 삼았던 독도 문제와 관련, 후나코시 국장은 이날 협의에서도 일본의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독도에 대한 영유권 억지 주장과 함께 지난 16일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후나코시 국장의 입장에 대해 이 국장은 "일본 측의 어떠한 주장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한국의 고유한 영토라는 정부의 원칙을 다시 표명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ㆍ미ㆍ일 외교차관 협의 전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전날 김 청장의 독도 방문을 이유로 공동 기자회견에 나설 수 없다고 통보했다. 결국 원래 3국 차관이 함께 참여려던 기자회견장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홀로 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최종건 외교부 제1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이날 공동기자회견은 독도 문제를 지적하는 일본의 항의로 무산됐다. 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최종건 외교부 제1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이날 공동기자회견은 독도 문제를 지적하는 일본의 항의로 무산됐다. 연합뉴스.

과거사ㆍ수출규제ㆍ원전수 '평행선'

이날 협의에서 한ㆍ일 양측은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문제도 다뤘다. 이와 관련 이 국장은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양측 간 협의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 국장은 또 일본 정부가 지난 2019년부터 실시한 수출규제 조치와 지난 4월 해양 방류를 결정한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전달했다. 다만 "후나코시 국장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외교부가 밝혀, 양측이 과거사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서 평행선만 달렸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최근 일본 정부의 외국인 입국 규제 완화 조치도 논의됐다. 일본은 지난 8일부터 외국인 유학생과 취업준비생, 사업 목적의 출장 인원 등의 입국을 재개하고 일부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도 줄였다. 이와 관련 이 국장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앞으로도 코로나19 관련 제반 상황을 관리하며 인적 교류를 점차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ㆍ일 북핵 협의도 개최

한편 이날 외교부에선 한ㆍ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도 열렸다. 일본의 북핵수석대표이기도 한 후나코시 국장은 자신의 또 다른 카운터파트인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만났다. 양측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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