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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 동료 흉기에 눈알 찔려…"美 교도소 관리 부실 경악"

중앙일보

입력

"최근 일어난 교도소 폭력 사건 중 가장 끔찍한 사례다" 

미국 연방교도소에서 한 수감자가 다른 수감자의 눈알(eyeball)을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교도소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사건이 "가장 섬뜩한 예"라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 5일 뉴저지 주(州) 벌링턴 카운티에 있는 포트 딕스 연방교도소에서 발생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뒤에서 공격했다. 피해를 입은 수감자는 사건 이후 줄곧 입원한 상태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미국 미시시피 주(州) 연방 교도소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미시시피 주(州) 연방 교도소의 모습 [AP=연합뉴스]

수감자가 흉기를 소지한 정황 등 사건의 자세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AP는 이번 사건이 미국 교도소 시스템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범죄자를 관리해야 할 교도관이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는 등 교도소가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면서다. AP에 따르면 2019년 이래 100명 이상의 연방교도국 직원이 뇌물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AP는 포스 딕스 연방교도소장의 이력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민 은디아이 포스 딕스 교도소장은 이전에 맨해튼 연방 교도소 소장이었는데, 그가 맨해튼 교도소에 있을 당시 제프리 앱스타인(성범죄로 기소된 미국 억만장자)이 수감 도중 극단 선택을 했다. 조사 결과 당시 앱스타인을 감시해야 할 교도관들은 잠을 자거나 인터넷 서핑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맨해튼 교도소 직원 3명과 전직 수감자 8명이 뇌물과 밀수 혐의로 검찰에 무더기 기소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관리 부실로 인해 라민 교도소장은 연방 조사를 받고 있었지만, 그런 와중에 포스 딕스 교도소장으로 임명됐다고 한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 교도소 관리 부실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연방 교도관직의 약 33% 가량이 공석인 탓에 조리사· 교사·간호사 등 교도소 내 다른 직군이 수감자를 관리하는 업무에 동원된다면서다.

이런 탓에 미국 교도소에서는 살인 등 폭력 사태와 탈옥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지난 5월 미 앨러배마 주(州)의 교도소에서는 수감자 간 폭력으로 세 명의 수감자가 5일 사이 연달아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22개월 동안 탈옥한 수감자의 수는 36명에 이른다.

딕 더빈 미 상원 법사위원장이 동료 죄수의 눈알을 흉기로 찌른 사건을 언급하며 연방교도소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딕 더빈 미 상원 법사위원장이 동료 죄수의 눈알을 흉기로 찌른 사건을 언급하며 연방교도소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교도소를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미 상원은 만장일치로 연방 교도소 내 카메라 수를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6일 딕 더빈 미국 상원 법사위원장은 교도소의 코로나19 대응, 탈옥, 사망 등 문제를 지적하며 마이클 카르바할 연방교도소 국장의 즉각적인 경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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