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천궁, UAE에 4조원어치 판다…최대 실적에도 정부 곤혹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랍에미리트(UAE)의 한국산 요격 미사일 구매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UAE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산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산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LIG넥스원 등이 공동 개발한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천궁’의 개량형인 ‘천궁II’가 이번 수출 계약 대상이다. 트위터 캡처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한국산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LIG넥스원 등이 공동 개발한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천궁’의 개량형인 ‘천궁II’가 이번 수출 계약 대상이다. 트위터 캡처

UAE, 방공 미사일 ‘천궁’ 구매 의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UAE, 방공 미사일 ‘천궁’ 구매 의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러면서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4조1370억원) 상당”이라고 발표했다. 중동 국가가 금액까지 적시해 가며 한국산 무기 구매 계약 내용을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테러 집단에 의한 보복 등 중동발 리스크를 우려하는 정부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내용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LIG넥스원 등이 공동 개발한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천궁’의 개량형인 ‘천궁-II’가 이번 수출 계약 대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14~19일 UAE에서 열리는 두바이 에어쇼에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해 막판 협상을 벌여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안에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국내 방위산업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로 기록된다.

천궁이 항공기 요격 전용인 반면 천궁-II는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까지 갖춘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핵심 무기다. 5년간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 2018년부터 양산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11월 군에 인도됐다.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된다. 발사대 하나당 8발의 요격 미사일을 실을 수 있다.

요격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명중률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 7월과 8월 ADD 안흥시험장에서 각각 탄도미사일과 항공기에 대한 요격 시험을 한 결과 표적에 모두 명중했다고 밝혔다.

지대공 요격 체계인 ‘천궁’의 개량형인 ‘천궁II’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사진 방위사업청

지대공 요격 체계인 ‘천궁’의 개량형인 ‘천궁II’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사진 방위사업청

천궁-II의 UAE 수출은 지난 2017년부터 타진됐다. 이미 당시에 양국 정부가 UAE에 요격미사일 시험장을 건설하는 방안까지 논의가 됐다. 이후 개발이 완료되고 성능 시험과 전력화까지 마치면서 본격적인 수출 궤도에 오른 셈이다.

관련기사

하지만 그간 정부는 천궁-II를 포함해 각종 무기의 중동 국가 수출에 대해선 국내 언론 보도를 통제해왔다. 테러리스트 등 특정 국가의 적대 세력에 의한 교민 안전 문제, 협상력 등을 이유로 들면서다.

그런데 이번에 UAE 당국이 계약을 맺지도 않은 상황에서 관련 내용을 공개하면서 정부도 당황하는 눈치다. 정부 소식통은 “구체적인 도입 금액까지 밝혀 관계자들이 당혹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이 다른 무기 체계의 중동 국가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욱 한남대 경영ㆍ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무기 계약의 가격과 조건 등이 계약 체결 전에 세세히 밝혀지면 다른 경쟁 업체들이 덤핑 등의 수단을 통해 계약을 가로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UAE의 지대공미사일 사업을 두고 한국은 이스라엘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