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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반지 한돈에 33만원” 인플레 우려에 금값이 번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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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0.4% 오른 7만570원에 마감됐다. 지난 11일 올해 처음으로 7만원선을 돌파한 후 이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제품을 정리하는 모습. [뉴스1]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0.4% 오른 7만570원에 마감됐다. 지난 11일 올해 처음으로 7만원선을 돌파한 후 이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제품을 정리하는 모습. [뉴스1]

요즘 돌 반지 한돈(3.75g) 소매가격은 33만원(부가세 등 포함)에 육박한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가 예상보다 장기화하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면서 금값이 들썩이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0.4% 오른 7만570원(종가 기준)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올해 처음으로 7만원 선을 돌파한 금값은 이날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금값이 가장 저렴했던 3월 5일(6만2300원)과 비교하면 13% 올랐다.

서울 종로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A사장은 “최근 금값이 뛰면서 돌 반지 한 돈 가격은 부가세와 세공비를 포함해 32만5000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국내 금값에 영향을 주는 국제 금값도 오름세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한 달 전(1768.3달러)보다 5.6% 오른 온스당 18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중순(1878.40달러) 이후 다섯 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시 들썩이는 금값.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다시 들썩이는 금값.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6.2% 치솟는 등 물가 상승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투자자의 우려가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골드바 같은 실물 금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금제품 제조·유통업체인 한국금거래소의 송종길 전무는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골드바를 포함한 금 28t, 2조원어치를 판매했다”며 “이미 지난해 판매량(23t)을 넘어설 만큼 올해 금 수요가 꾸준히 많다”고 말했다.

G마켓과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금 판매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한국금거래소는 온라인 판매로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780억원을 벌었다. 지난해 말(450억원)보다 73% 늘었다. 송 전무는 “요즘 지인 선물용으로 금 한 돈 중량의 미니 골드바나 금수저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소비심리가 회복한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가가 선호하는 1㎏짜리 골드바도 불티나게 팔린다. 한국금거래소가 지난달 말까지 금융권에 판매한 골드바는 1040㎏에 이른다. 판매액으로 따지면 700억원이 넘는다. 김인응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은 “전통적으로 자산가는 인플레이션은 물론 증시 조정, 화폐가치 하락 등 각종 불확실성을 대비해 금융 자산의 일부는 금으로 보관한다”고 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장기화하면서 금값은 당분간 오를 수 있지만 내년에는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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