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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닭고기 전쟁', 공정위 이어 국세청 중수부까지 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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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국세청이 닭고기 회사인 올품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품은 하림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회사로, 사실상 하림의 지주회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계열사를 통한 부당지원으로 하림과 올품 등을 제재한 데 이어 국세청까지 여기에 칼을 빼 들었다.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착수

1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주 올품 본사 등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곳으로, 주로 대기업의 탈세 혐의를 포착한 때만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인다. 이번에도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올품을 세무조사의 타깃으로 한 건 하림의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품(구 한국썸벧판매)과 올품의 100% 자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구 한국썸벧)는 하림그룹 지주회사인 하림지주의 지분 24.6%를 가지고 있다. 지분율로 최대다. 올품은 하림 동일인(총수)가 2012년 지분 100%를 장남 김준영씨에게 증여한 회사다.

공정위 “올품, 2세 승계 위한 부당지원”

업계에선 최근 공정위가 심의를 마치고 제재한 하림의 올품 부당지원이 세무조사의 실마리가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공정위는 하림그룹 계열사가 올품에 부당이득을 줬다고 판단하고 과징금 총 48억88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올품이 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이 되면서 부당 지원을 통해 상속 재원을 마련하고,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이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하림그룹의 '올품' 부당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이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하림그룹의 '올품' 부당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 계열사 5개 양돈농장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동물약품을 올품에서 비싼 가격에 구매했다. 또 3개 사료 계열사는 각자 구매하던 사료첨가제를 2012년부터 5년간 올품에서 통합 구매했다. 올품이 거래 과정에 끼면서 3%의 중간 마진을 가져갔다. 또 공정위는 올품이 하림의 NS쇼핑 지분을 시세보다 싼 값에 취득해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올품 관계자는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하림그룹은 “계열사가 올품을 지원한 바가 없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일이었다고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닭고기 담합사건, 내년 제재 결정

한편 하림과 올품을 상대로 한 공정위·국세청의 이른바 ‘닭고기와의 전쟁’은 가격과 관련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공정위는 하림과 올품 등 닭고기 업체 16곳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육계용 생닭의 가격과 출고량을 담합했다고 보고 지난 5일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내년 초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고발 여부나 과징금 액수 등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2018년 7월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는 경북의 한 양계장.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2018년 7월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는 경북의 한 양계장.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지난달 공정위는 하림과 올품 등 7개 업체가 삼계탕용 생닭의 가격 담합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251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육계는 치킨 등에 쓰여 시장 규모가 삼계의 5배에 달해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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