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구해도 실어올 배가 없다…미주 해상운임 236% 급등

중앙일보

입력 2021.11.16 00:02

업데이트 2021.11.16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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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5일 충북 청주의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5일 충북 청주의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무역업을 하는 신모씨는 요소수 품귀 사태가 터진 직후부터 미국과 일본을 뒤지다시피 하며 요소수 찾기에 나섰다. 그는 마침내 미국에서 요소수를 100t 가까이 줄 수 있다는 기업을 찾았지만 또 다른 벽에 부딪혔다. 신씨는 “미국 항만에서 컨테이너 적체가 심해 8월에 예약한 컨테이너도 아직도 못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정부 도움 없이는 해결이 안 되겠다고 생각해 바로 조달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연락했다”고 했다. 하지만 5일이 지나 연락해온 산업부 사무관은 “우리는 요소만 컨트롤한다. 요소수는 환경부 소관이니 환경부와 상의하라”고 했고, 해운물류와 관련해선 “요소수 문제는 HMM(해운전문업체·옛 현대상선)에서 우선 접수해 주기로 했으니 HMM에 직접 연락하라”고 했다.

요소수 품귀 사태 속에서 글로벌 해운 병목 현상이 가뜩이나 힘든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 전 세계적으로 배편 수급 차질, 미국 항만의 컨테이너 적체 심화, 천정부지로 치솟은 해상운임 등 난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5일 경기도 용인의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5일 경기도 용인의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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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호주·멕시코 등에서 요소수를 구한 종합상사도 배편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베트남에서 요소수 1100t을 구한 김관영 LX인터내셔널 하노이 지사장은 “요소수를 확보하기 전에 컨테이너 배부터 수배했다”며 “물건을 잡고 나서 배를 알아보려면 선적도 어렵고 한국에 도착하는 날짜가 늦어질 수 있어 물류 부문 자회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호주와 멕시코에서 요소수 18만L를 확보한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도 “HMM이 호주발 선복을 확보하고 배선 스케줄을 조정해줘 공급 난관을 풀 수 있었다”고 했다. 체계화된 뱃길 구하는 통로가 없는 중소기업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

기업이 겪는 해운 병목 현상은 최근 수개월 사이 더 악화됐다. 대구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이집트에 염색 기계를 보내야 하는데 30 컨테이너 정도를 석 달째 못 보내고 있다”며 “배도 없고, 배를 겨우 잡아도 해상운임이 너무 비싸다”고 호소했다. 해운업에 종사하는 조모씨도 “과거 컨테이너 하나당 2000달러면 갔던 이집트도 지금은 9800달러”라며 “운송 자체가 안 돼 컨테이너 수십 개가 대기 중”이라고 했다.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5일 경기도 고양의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5일 경기도 고양의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실제 컨테이너선 15개 주요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기준 전주 대비 18포인트 오른 4554를 기록했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컨테이너 2TEU(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분)당 평균 신고운임은 미국 서부 1139만원(전년 동기 대비 +173.0%), 미국 동부 1223만3000원(+235.6%), 유럽연합(EU) 1055만1000원(+462.9%)에 달했다.

이 같은 물류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항만 적체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동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박명섭(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국가해양력포럼 회장은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에서 해운업은 국가의 수송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간산업”이라며 “옛 한진해운이 수십 년에 걸쳐 개척한 노선 네트워크와 운항 노하우 등이 사라진 상황에서  앞으로 초대형선 발주, 네트워크 강화 등 투자를 게을리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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