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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폐경 여성, 호르몬 치료 받는 게 이득 많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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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김탁 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폐경이라는 신체적 변화를 겪으면서 인생의 후반기로 접어든다. 폐경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폐경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소수의 여성을 제외하고는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이득이 많다. 따라서 폐경을 전공하는 의사 대부분은 폐경 여성에게 호르몬제를 권한다. 하지만 환자가 거부하거나 주저하면 선뜻 처방하기 쉽지 않다. 잘못 알려진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커 꺼리는 환자의 마음도 십분 이해는 간다.

 대부분의 폐경 호르몬 요법에 관한 우려와 선입견 중에는 유방암에 대한 공포가 가장 크다. 폐경 호르몬 요법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 유방암이 흔한 외국에서도 7년 정도의 호르몬제 사용은 유방암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자궁이 없는 여성에게 사용되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오히려 유방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유방암을 유발하지 않는 호르몬제도 개발됐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게 되는 장점도 있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호르몬제 사용이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오히려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결론적으로 유방암에 대한 공포로 호르몬제를 기피할 이유는 없다.

 폐경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중요한 질환 중 하나가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이다. 호르몬제가 이 두 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진 않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초기 호르몬제 사용이 심혈관 질환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뇨병 발생률도 낮아졌다. 일부 연구는 경구혈당강하제의 용량을 호르몬제 사용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호르몬제가 허혈성 뇌졸중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일부 보고가 있지만 이 또한 폐경 초기(50~59세)에 사용한 경우엔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열거한 여러 질환이 폐경 여성의 삶을 위협하는 중요한 질환이지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건 삶의 질이다. 여성은 폐경 전후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증상에 직면한다. 호르몬제가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폐경 여성에게 호르몬요법을 시행하는 기본 개념은 여러 증상을 완화해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호르몬요법을 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거나 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감내하는 여성이 많아졌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폐경 호르몬 치료가 양날의 칼 같아서 폐경 10년 이내의 초기에 사용하면 득이 대부분이지만 폐경 후 10년이 지난 여성에겐 호르몬제 복용 시작을 권하지 않는다. 폐경 증상이 있는 건강한 폐경 여성에게 호르몬요법을 시행할 때 호르몬의 용량과 약제 선택 그리고 특별히 중요한 투여 시작 시기와 기간을 개인 맞춤형으로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폐경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호르몬 치료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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