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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 공유했던 이재명, 이대녀 만나 "20대男 피해? 그건 신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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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산에서 2030세대 여성들과 마주 앉았다. 지지 취약층 공략의 일환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 이틀째인 13일 부산시 영도구 부산항에서 부산 청년들과 함께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매타버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 이틀째인 13일 부산시 영도구 부산항에서 부산 청년들과 함께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매타버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ㆍ울산ㆍ경남 지방 순회 이틀째인 13일 이 후보는 부산 지역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새 젊은 남녀 사이에 오해가 있다”며 “대표적인 게 20대 남성이 여성할당제로 피해 봤다(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을 “대화 부족에서 오는 대표적인 신화 중 하나”라고 말했다. 청년과의 대화는 ‘매타버스’(매일 타는 민생버스) 내부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국민반상회’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실제로는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다”며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성 할당제를) 하는데, 실제로 혜택을 보고 있는 건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남성”이라고 말했다. “선생님 (임용고시) 등 공무원 시험에선 거의 여성이 (합격)한다”며 “경기도 통합공채 등을 보면 만날 여성이 더 성적이 높게 나온다. 그래서 (남성 비율을 30%에 맞추려) 조정을 한다”고 예시를 들었다.

이어 이 후보는 “이게 현실인데도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걸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하니깐 박수를 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여성 할당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해 일부 2030 남성의 지지를 받은 것을 지적한 말이다.

이 후보는 전날에도 울산에서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녀의 전 생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금도 (남성의) 60%고 승진도 잘 안 되고, 아이들 키우느라 경력 단절되면 복귀도 안 된다”라며 “그걸 보전해 평등하게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게 페미니즘”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페미니즘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논란을 불렀다. 같은 날 “그 글을 권유한 이유는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는 청년들의 절규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가 젊은 남성 표심에 매달리다, 젊은 여성을 다 놓치겠다”(수도권 초선)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민주당이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의당에서 공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11일 “(이 후보가) 반페미니즘의 기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했고,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 후보의 여성혐오관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젊은 남성에만 구애한다는 건 오해”라며 “실제로 관심 있는 건 남녀가 갈등 없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메시지를 계속 낼 것”이라고 헀다.

“공산주의 이념 실현이 무슨 의미가 있나” 탄식

한편 이날 오전 이 후보는 부산 유엔(UN)기념공원을 찾아 “이념보다 중요한 건 생명이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안전과 평화, 자유와 평화”라고 했다. 묘역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산주의 이념 실현이 대체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동족에게 총부리를 들이대고 수백만명이 생명을 잃고 전국이 초토화되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6ㆍ25 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장병들의 이름이 적힌 비석을 둘러보던 중에도 “도대체 이념이 뭐라고…”라며 낮은 탄식을 내뱉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남구 유엔 기념공원을 방문, 추모비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남구 유엔 기념공원을 방문, 추모비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국제 연대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기에 인류의 평화와 인권ㆍ자유를 위한 우리의 역할도 되돌아보고자 왔다”며 “아무리 국가 간 이익을 놓고 전쟁이 벌어져도 인류 보편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평화와 자유는 우리 온 인류가 힘을 합쳐 함께 지켜야 할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엔 ‘함께 사는 세상’이란 글과 함께, “자유와 평화를 위한 님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공존과 번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남구 유엔 기념공원을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남구 유엔 기념공원을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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