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3명 “IRP 모른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13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95)

퇴직연금제는 사실 어려운 제도이다. 우선 제도유형이 복잡하다. 확정급여(DB)형은 회사가 책임지고 적립금을 불리는 자산운용을 하지만 근로자는 정해진 퇴직급여(3개월 평균임금 X 근속연수)를 받는다. 그러니 자산운용 측면에서 보자면 ‘회사 책임형’이다. 확정기여(DC)형은 회사가 기여할 금액이 근로자 연봉의 12분의 1로 확정되고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근로자가 책임을 지니 ‘근로자책임형’제도이다. 그리고 개인이 자율적으로 가입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가 있다.

연말정산에 활용할 수 있는 금융제도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퇴직연금제에서는 개인형 IRP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형 IRP는 적립금 700만원 기준으로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사진 Piqsels]

연말정산에 활용할 수 있는 금융제도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퇴직연금제에서는 개인형 IRP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형 IRP는 적립금 700만원 기준으로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사진 Piqsels]

그런데 이 IRP는 여러 가지로 활용되는데 한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이동할 경우 IRP를 활용해 퇴직연금제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고, 소득 있는 개인이 여유자금으로 가입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55세 이후에도 계속 연금을 받으면서 자산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퇴직연금제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결국 퇴직연금제도에는 유형이 확정급여형, 확정기여형, 10인 미만 기업특례형IRP, 그리고 개인형IRP 네 가지가 있는 것이다.

지금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여러 가지 세금 문제에 관심이 커지기 마련이다. 연말정산에 활용할 수 있는 금융제도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퇴직연금제에서는 IRP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IRP의 경우 아래의 〈표1〉과 같이 적립금 700만원 기준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어 매력적이다. 물론 이는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에 해당하고 그렇지 않다면 누릴 수 없다.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와 연금센터가 조사한 ‘2021 미래에셋 연금 서베이, 대한민국 직장인 연금이해력 측정 및 분석’에서  IRP에 대한 이해도(그림1 참조)가 다음과 같은 4가지 특징으로 나타났다. 우선 IRP 이해력 점수는 평균 39.2점으로 퇴직연금의 네 가지 제도유형 중 가장 낮았다. 평균적으로 10문제 중 4문제 미만을 맞춘 셈이다.

IRP는 2005년 도입 당시 퇴직연금제도 가입자나 퇴직급여제도의 일시금을 수령한 자만 가입할 수 있었으나 2017년 제도 개편 이후에 자영업자나 공무원 등으로 가입대상이 확대돼 IRP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기간이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IRP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연금저축만으로도 세액공제 혜택(400만원 한도)을 받을 수 있어 IRP 추가납입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은 점도 이해도가 낮은 이유로 작용했다.

〈그림1〉의 IRP 이해력 점수 분포를 보면 고득점자보다는 저득점자의 비중이 뚜렷하게 높은 반면 4명 중 1명 정도만 6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마디로 IRP 가입자에 대한 교육의 책임이 있는 퇴직연금사업자의 노력 부족으로 진단할 수 있다.

IRP 대부분의 문항에서 정답률이 낮은 가운데 자산운용과 관련된 문항의 정답률이 특히 저조했다. IRP의 위험자산 투자한도(22.3%),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종류(정답률 16.5%) 등 운용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다른 세가지 퇴직연금제도 유형은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이 평균 22.1%였지만 IRP는 29.8%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정보와 지식이 부족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표1〉에서 보듯이 IRP는 가입자의 총급여에 따라 13.2~16.5%에 이르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입대상 국민이 한가지 간과하는 것은 세액공제에 그치지 않고 연간 적립 한도 700만원을 운용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비록 금리가 낮은 원리금보장상품이건 투자상품이건 세액공제에 더해지는 것이어서 혜택은 더욱더 늘어날 수 있다. 노후를 준비하는데 IRP는 꼭 활용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이유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세액공제 혜택은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기 위해 정부가 주는 것이므로 투자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으면 그 혜택은 다시 되돌려 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고려해 최선을 다해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될 경우 IRP만 한 노후대비 수단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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