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황제 시진핑..긴장하는 세계

지난 7월 1일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거행된 창당 100년 기념대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중국공산당 만세를 외치며 손을 치켜올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역사결의’로 시황제 탄생

‘중국몽’이 패권주의 예고

1. 중국 시진핑 주석이 11일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같은 최고반열에 올랐습니다.
중국공산당이 11일 폐막한 19기 제6차 중앙위원회전체회의(6중전회)에서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성취와 역사경험에 관한 결의’를 통과시켰기에..전세계가 ‘새로운 황제의 등장’에 주목했습니다. 중국에서 ‘역사결의’는 이번이 3번째입니다.

2. 중국이란 나라는..다른 어떤 나라보다도..역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중국 역사 자체도 대단하지만, 중국인의 자부심은 상상 이상이며, 그래서 역사라는 말의 무게감도 남다릅니다. 공산당 100년의 역사에서 ‘역사결의’는 한 시대를 전환시키는 대사건이었습니다.

3. 흔히 마오는 공산중국을 만들었다면, 덩은 중국을 잘 살게 만들었고, 시진핑은 중국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1945년 역사결의는 마오가 공산당을 완전히 장악한 사건이었습니다. 1981년 역사결의는 덩이 마오의 문화혁명 10년을 청산하면서 개혁개방에 나선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시진핑의 ‘역사결의’는 세계강국으로 나서는 선언입니다.

4. 시진핑의 역사결의가 가능했던 1차적 배경은 올해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란 점입니다.
중국인들은 100년 단위로 역사를 재단하길 좋아합니다. 세계의 중심 중국(청나라)이 외세침탈로 망하기 시작한 것이 1840년 아편전쟁. 이후 100년간 굴욕의 세월을 참아내고..중국공산당이 천하통일한 것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다시 100년 뒤인 2049년까지 세계패권을 되찾는다는 생각입니다.

5. 이런 역사적 굴기를 이끌어낸 중심이 공산당입니다.
공산당의 역사적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그 당을 이끌고 있는 영도자 시진핑의 사상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이번 ‘역사결의’입니다.

6. 물론 시진핑의 리더십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겁니다.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은 급속성장해왔습니다. 부정부패척결 등 개혁작업도 갈채를 받아왔습니다.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도 급속히 확대됐습니다. 애국주의 교육의 결과 젊은층들이 강국 구호에 열광합니다.

7. 역사결의는 시진핑의 종신집권을 예고합니다.
덩샤오핑은 마오 같은 독재를 막기위해 ‘국가주석 5년 임기, 2회 연임 가능’으로 제한했습니다. 시진핑은 이미 ‘연임제한’을 푸는 개헌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11월 3번째 연임에 들어갈 겁니다.

8. 과연 시진핑의 종신집권이 국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시진핑은 21세기에 부활해서 ‘새로운 황제’, 공산주의 국가이기에‘붉은 황제’, 성씨를 붙여‘시황제’인데..이는 최초로 천하통일한 진시황을 부르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9. 모두 부정적인 별칭입니다.
봉건시대 전제군주가 21세기에 왠 말..공산주의는 반봉건인데 왠 황제..‘분서갱유(책을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로 악명높은 진시황이라니..등등.

우선 비민주적 권력집중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반영돼 있습니다.

10. 더 중요한 건 시진핑의 외교전략입니다.
시진핑은 집권하면서부터 ‘강한 군대’와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중국의 꿈(중국몽)’을 이루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중국몽은 곧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며, 글로벌 패권주의입니다.

11. 황제로 등극한 시진핑이 이런 전략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결국 기존 패권국 미국과의 갈등은 더 커질 겁니다.

신흥국과 기존강국이 패권다툼 과정에서 원치않는 전쟁이 터진다는..‘투키디데스 함정(Tuchididdes Trap)’의 우려도 커집니다.
인류역사에서 ‘투키디데스 함정’ 상황은 16번 있었고, 그 중 12번 전쟁이 터졌답니다. 미중 갈등은 17번째.
〈칼럼니스트〉
202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