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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前대변인 “대검 감찰부, 공수처 ‘입건사주’ 우려”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이었던 권순정 부산서부지청장이 11일 대검 감찰부의 대변인 공용폰 압수 결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공된 상황에 대해 “고발 사건을 공수처가 입건하도록 ‘입건 사주’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대검 감찰부를 직격했다.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연합뉴스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연합뉴스

공수처 尹장모 대응 지적하자…당시 대검 대변인 “오보 대응”

공수처는 지난달 23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 ‘윤석열 장모 대응문건 작성’을 고발 사주 사건이 벌어진 배경으로 지목했다.

윤 전 총장 장모에 대한 비리 의혹 보도가 잇따르던 2020년 2~3월 손준성 검사가 검찰 상급 간부들의 지시를 받고 부하들을 시켜 총 3쪽 분량의 대응 문건을 작성했는데, 여기에 당시 권순정 대검 대변인과 기자들도 연관됐다는 게 공수처의 판단이었다. 권 전 대변인이 기자들을 대변인실로 불러 윤 전 총장 장모 관련 문건을 보여 주면서 입장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전 대변인은 “당시 잘못된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한 오보 대응 업무였다”고 강조했다.

“2020년 3월 당시 일부 언론은 이미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건관계자들의 일방적인 주장, 허위·왜곡 주장에만 기대 검찰총장의 장모와 관련된 과거 여러 건의 검찰 수사 및 처분을 비판하는 무리한 보도를 하였고, 축소 수사 의혹, 검찰총장의 개입·관여 의혹, ‘검사 가족 봐주기’ 의혹(소위 ‘현관예우’ 의혹) 등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하면서다.

그는 “사실관계와 다른 보도로 검찰의 신뢰와 검찰 관계자 인권이 훼손된 상황에서 대변인실은 ‘관련 검찰 수사 및 판결 확정 경과’, ‘검찰 처분 이유’, ‘사건 관계자들의 상반되는 주장’ 등 객관적인 정보를 기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이는공직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보호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오보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검의 통상적 공보업무를 ‘고발사주’ 의혹과 무리하게 연결하려는 공수처의 의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검 감찰부가 ‘하청감찰’ 비판까지 감수하며 ‘영장 없는 대변인 휴대폰 압수, 몰래 포렌식’한 결과를 공수처에 제공함으로써 관련 고발사건을 입건하도록 ‘입건사주’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도 비판했다.

대검 감찰부가 지난달 29일 법원의 영장 없이 대검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했고, 1주일 뒤인 지난 5일 공수처가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해 포렌식 결과보고서를 입수한 것을 두고서다.

대검 감찰부는 이 같은 ‘입건사주’ 의혹 제기에 대해 이날 “이미 2차례 사실무근임을 밝힌 바 있다”고 짧게 대응했다.

검찰, ‘대변인폰 압수’ 대검 감찰과장 고발건 수사 착수

대변인 공용폰 위법 입수 포렌식 논란과 관련 시민단체가 대검 감찰 3과장을 고발한 사건에 대한 배당도 이뤄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가 이달 7일 김덕곤 감찰 3과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대검에 고발한 사건을 넘겨받아 반부패·강력수사1부(정용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이날 밝혔다. 반부패·강력수사1부는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이 10일 오후부터 12일까지 휴가를 냈다. ‘치과 치료’ 목적이라고 한다. 대검찰청 본관과 기자실이 있는 별관을 잇는 구름다리도 같은 날 돌연 폐쇄됐다.

이는 출입기자단이 김 총장을 항의 방문한 다음 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지난 9일 기자단은 검찰의 언론 소통 창구인 대검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를 대검 감찰부가 압수한 것에 항의해 본관 8층 총장실을 찾아갔었다. 당시 김 총장은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에서 예정돼 있던 검사장 교육 일정을 언급하며 “제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라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이런 식으로 강제력에 의해 겁박을 받는다. 계속 방해할 것이냐”라고 하며 기자단과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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