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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요소수 TF단장' 전격교체…靑 "경제수석, 급한 불은 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안일환 청와대 경제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지난 3월 30일 문재인 정부의 4번째 경제수석으로 임명된지 7개월 반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에 박원주 전 특허청장(왼쪽),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에 최재용 인사혁신처 차장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에 박원주 전 특허청장(왼쪽),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에 최재용 인사혁신처 차장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안 전 수석의 후임에는 박원주 전 특허청장이 내정됐다.

임기 6개월을 채 남겨놓지 않은 문 대통령이 경제수석을 교체한 것과 관련 청와대 내에선 “요소수 수급과 관련한 경질”이라는 말이 나온다. 안 전 수석은 지난 5일 출범한 청와대 요소수 태스크포스(TF)의 팀장을 맡아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경제수석의 교체 배경과 관련 “건강상의 이유로 추석 전에 사의를 표했지만, 국정감사를 마치고 사표를 수리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요소수 수급 불안정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그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해 (사표 수리에) 시간이 걸렸고, TF 단장으로서 3개월 정도 분량의 요소수를 확보하면서 사표가 수리됐다”며 “요소수 TF 단장으로서 일단 급한 불을 끄고서 역할을 마무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수석 교체와 요소수 사태가 무관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박원주 전 특허청장. 중앙포토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박원주 전 특허청장. 중앙포토

현재 청와대는 요소수 수급 대란에 대한 늑장 대응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한국이 요소수 공급의 97%를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수 수출 통제 의사를 밝혔지만, 외교부, 산업통상부 등 유관부처는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특히 청와대에서는 “요소수가 비료인 줄 알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안이한 상황 판단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정부가 미리 대처하지 못해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뉴스1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뉴스1

유 실장은 특히 “조금 더 일찍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준비해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관련 정보를 더 빨리 의미있게 받아들여 예측하고 준비했어야 한다는 점은 뼈아프다”며 요소수 수급과 관련한 관계부처와 청와대 경제라인의 ‘오판’이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실제 7개월 반에 그친 안 전 수석의 재임 기간은 전임 경제수석들보다 짧다.

초대 홍장표 전 수석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도했다는 논란 끝에 경질됐음에도 11개월(2017년 7월~2018년 6월)간 일했다. 2대 윤종원 전 수석은 1년(2018년 6월~2019년 6월)간 재임했고, 3대 이호승 전 수석은 1년 9개월(2019년 6월~2021년 3월)간의 경제수석을 거쳐 정책실장으로 승진했다.

박원주 신임 수석은 광주 송원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대통령비서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박 수석은 특히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낸 에너지 전문가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에너지자원실장 시절 이뤄진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 폐쇄와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당했지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청와대는 박 수석의 발탁에 대해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과제를 충실히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호승 정책실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유 실장은 이날 요소수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임현동 기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호승 정책실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유 실장은 이날 요소수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임현동 기자

박 신임 수석은 전임 안 전 수석이 맡았던 청와대 요소수 TF단장도 함께 맡을 예정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인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최재용 현 인사혁신처 차장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최 신임 위원장에 대해 “공직사회의 인사혁신 업무를 주도해 온 인사정책 전문가”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객관적 소청심사 시스템을 구현해 갑질문화 해소 등 고충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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