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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그룹 떠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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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박용만

박용만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이 두 아들과 함께 두산그룹을 떠난다. 박 회장은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다섯째 아들이다.

두산그룹은 10일 박 회장이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전문 분야에 맞는 커리어(경력)를 위해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초부터 공언한 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룹의 실무를 떠난 지는 이미 오래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나도 독립”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을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을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익명을 원한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이사장을 맡은 재단법인 같이걷는길 등에서 활동을 한다. 지역사회 봉사,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면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월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에 팔렸다. 이 무렵 박 회장도 서울 중구 약수동 인근에 개인 사무실을 열고 앞으로 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박 회장이 정치권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재계에서 나온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정치·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회장은 2013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7년 7개월 동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다. 과거 정치권에서 국무총리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다. 그동안 박 회장은 측근들에게 “공직은 절대 안 한다”고 말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9월 예술의전당 이사장에 박 회장을 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박 회장의 아들에 대해 익명을 원한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서원 부사장은 이미 관련 업계에서 다수의 유망 회사를 육성하는 일에 관여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상무는 스타트업(신생기업)에 투자하는 사업을 펼칠 것으로 회사 안팎에 알려졌다. 박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에 재직할 때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벤처캐피탈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페이스북에서 “삼부자 모두가 각각 독립하는 셈”이라며 “서로 바라보며 응원하고 화이팅을 외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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