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만원이면 신호등 내맘대로 조정"...만능열쇠, 당국은 몰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한 도로의 신호제어기. [중앙포토]

서울 한 도로의 신호제어기. [중앙포토]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호등 간격을 조정하는 신호제어기함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호제어기함 열쇠는 전국적으로 통일돼 있는데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현재 신호제어기함 열쇠는 온라인쇼핑몰에서 1만3460원~1만3500원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이 열쇠로는 신호제어기함뿐 아니라 교통 단속용 무인 장비함과 교통관리시스템 함도 열린다. 과거 긴급상황 대응을 위해 전국적으로 같은 열쇠를 사용토록 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호제어기함 열쇠. [네이퍼쇼핑 캡처]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호제어기함 열쇠. [네이퍼쇼핑 캡처]

복제 가능성 등 보안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는 열쇠 교체를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 시내 제어기 4400개 중 절반도 교체하지 못해 2700여개가 아직 구형 열쇠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인이 이를 악용해 교통신호를 마음대로 조작하면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며, 교통 단속용 무인 장비함 등에는 폐쇄회로(CC)TV를 제어하는 고가의 장비가 들어있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신호제어기함 열쇠가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신호기 전용 열쇠의 온라인 유통과정에 대해 경위를 조사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