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앞 못보는 할머니 돌봐달라 맡겼는데…'절친'의 기막힌 배신

중앙일보

입력

영국 웨일스에 사는 30대 여성 사라는 지난 6월 이모할머니의 간병인으로 절친한 친구 야스민을 고용했다. 올해 102세인 이모할머니는 앞을 보지 못했고, 사라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이모할머니도 싹싹한 야스민을 마음에 들어해 사라는 뿌듯했다.

그런데 한달 후 사라의 어머니는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보석함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결혼반지와 약혼반지를 포함한 보석들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찍 세상을 떠난 사라의 남동생 사진이 들어있던 금 목걸이까지 통째로 없어진 사실을 안 사라의 어머니는 눈물을 쏟았다.

절도를 당한 사라 가족의 보석함이 텅 비어 있다. 오른쪽 상단 작은 사진은 사라의 이모할머니. [트위터 캡처]

절도를 당한 사라 가족의 보석함이 텅 비어 있다. 오른쪽 상단 작은 사진은 사라의 이모할머니. [트위터 캡처]

놀랄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모할머니의 보석함을 포함해 가족 전체의 보석함이 텅 비었다. 사라진 이모할머니의 보석만 1만6000파운드(약 2551만원) 상당이었다. 사라의 5살 난 조카의 돼지 저금통에 있던 50파운드(약 8만원)와 서랍 안에 있던 200파운드(약 31만원)짜리 상품권도 감쪽같이 없어져 있었다.

충격에 빠진 사라의 가족에게 야스민은 "보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위로를 건넸다. 그런데 10여 일간 수사를 벌인 경찰이 보석 절도범으로 지목한 사람은 놀랍게도 사라의 절친 야스민이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절친에게 기막힌 배신을 당한 사라의 사연은 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을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사라와 야스민은 과거 같은 직장에서 일하며 절친한 사이가 됐다. 야스민은 최근 일자리를 잃어 집세를 낼 돈도 없다며 사라에게 도움을 청했다. 도움을 주고 싶었던 사라는 야스민이 이모할머니를 돌보는 일자리를 마련해줬다. 사라의 가족은 야스민을 믿고 이모 할머니와 둘만 남겨 둔 채 집을 비우기도 했다.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사라(오른쪽)과 야스민. [트위터 캡처]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사라(오른쪽)과 야스민. [트위터 캡처]

야스민이 간병인으로 일한 후 도난 사건이 발생하자 사라의 가족 일부는 야스민을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라는 "내 가장 친한 친구인 야스민이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보석을 훔쳤을 리가 없다"며 일축했다. 사라는 조카의 방에서 황급히 나오던 야스민과 마주쳤던 기억이 떠올라 좀 찜찜했지만, 끝까지 야스민을 믿었다.

하지만 야스민은 훔친 보석 일부를 지역 보석 가게에 내다 팔았고, 영수증을 단서로 추적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그는 처음엔 범행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결국 자백해 최근 법원에서 집행유예 16개월을 선고받았다.

야스민이 훔친 보석 중 일부는 경찰이 되찾아 사라 가족에게 전달했으나, 대부분의 보석은 행방이 묘연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무엇보다 야스민은 훔친 목걸이에 있던 사라 동생의 사진을 쓰레기통에 버려 가족이 더는 찾을 수 없게 됐다.

사라의 이모할머니. 102세인 그는 앞을 보지 못한다. [트위터 캡처]

사라의 이모할머니. 102세인 그는 앞을 보지 못한다. [트위터 캡처]

사라 가족은 "야스민이 이모할머니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다른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에 이모할머니가 방에 있는데도 물건을 훔치며 돌아다녔을 생각을 하니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사라 가족은 이모할머니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야스민이 간병인 일을 관둔 이유는 다르게 둘러댔다.

이번 일로 다른 사람에게 이모할머니를 맡기기 두려워진 사라는 직장을 관두고, 이모할머니를 돌보고 있다고 한다. 또 사라의 가족은 집에 있는 모든 문에 자물쇠를 설치했다. 사라는 "우리 가족이 아끼고 대체 불가능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뿐 아니라, 믿었던 절친한 친구에게 완전히 배신 당해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