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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출동 못할까봐···요소수 3통 두고 사라진 '시민 영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천 신송119안전센터에 요소수 기부한 남성.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인천 신송119안전센터에 요소수 기부한 남성.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시민이 소방서에 10ℓ짜리 요소수 3통을 놓고 사라진 사연이 공개돼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6일 인천 송도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쯤 검은색 바지와 베이지색 점퍼를 입은 한 남성이 인천시 송도동 신송119안전센터 앞에 상자 3통을 쌓아둔 채 사라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센터에 도착한 남성은 차량 트렁크에서 일반 쇼핑백 크기만 한 상자 3개를 꺼내 센터 출입문에 놓고 홀연히 자리를 떴다.

이날 오전 센터 직원이 발견한 상자 내부에는 10ℓ짜리 요소수 3통이 들어있었다. 편지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 신송119안전센터 앞에 놓여 있었던 요소수.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인천 신송119안전센터 앞에 놓여 있었던 요소수.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소방당국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6748대 소방차 중 80.5%가, 1675대 구급차량 중 90.0%가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는 차량이다.

전국에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소방차, 구급차 등 특수목적 차량이 출동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소방청은 전국적으로 소방 관련 차량에 사용할 요소수를 3.7개월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추가 공급이 없더라도 내년 2월 말까지는 재고가 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할 경우 구급차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재고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소방차에 요소수 무료 제공한 주유소. [사진 정해네트웍스 제공]

소방차에 요소수 무료 제공한 주유소. [사진 정해네트웍스 제공]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인천 남동구, 서울 광진구 등에서 주유소 6곳을 운영하는 업주가 소방차와 구급차를 대상으로 3ℓ짜리 요소수 총 120개를 무상으로 제공해 감동을 안긴 데 이어 일반 시민의 기부 소식까지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이런 분들이 작은 영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정말 훌륭하신 분. 나도 꼭 해야지" "이런 사람들이 사회를 빛낸다" "세상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다" "돈은 이렇게 쓰는 거구나" "저 주유소 돈쭐 내러 가자"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보다 공익을 생각하는 분들. 정말 멋지심" 등 의견을 게시했다.

한편 소방 당국은 시민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센터 청사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으나 화질이 좋지 않아 차량번호 등을 특정하지 못했다.

송도소방서 관계자는 "기부된 요소수는 송도소방서에서 사용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상황에 도움을 준 이분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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