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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중증 장애인 초청공연 ‘플루트 산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플루티스트 배재영

플루티스트 배재영

플루티스트 배재영(61·사진)은 1990년 일본의 한 공연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NHK 오케스트라 연주였는데, 장애인을 먼저 입장시키더라고요. 당연하게 볼 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그 장면이 잊히질 않았어요.”

KBS교향악단 부수석을 지낸 후 학생을 가르치던 그는 공연을 구상했다. 1992년 12월 처음 열린 ‘사랑의 플루트 콰이어’ 무대다. 플루트 연주자 여럿이 모여 함께 연주했다. 공연에 한 시설의 중증 지체 장애인 등을 초청했다. 그는 “VIP석과 R석에 자리를 마련했다. 공연 마지막에는 장애인들이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했다. 적게나마 수익금과 기부금도 모아 전달했다”고 했다.

연주자들은 청중을 위해 간식도 챙겼고, 너무 추운 겨울에는 공연 시간을 낮으로 당기기도 했다. 배재영은 “코로나19 탓에 관객 없이 공연했던 지난해 빼고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말 무대를 열었다”며 “꾸준히 하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30년이나 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그간 전달한 후원금이 1억원을 넘는다.

올해도 ‘사랑의 플루트 콰이어’ 공연을 연다. 첫 공연을 함께한 시설 등 여러 단체 장애인을 초청했다. 올해 무대에는 플루티스트 100여명이 출연한다. 엘가 ‘사랑의 인사’,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등을 플루트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들려준다. 이번 티켓 수익금도 장애인 시설에 모두 기부한다. 8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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