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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 에티오피아 내전 격화, 美 체류 국민에 "그 나라를 떠나라"

중앙일보

입력

에티오피아 정부가 티그라이 반군과의 내전이 확대되며 반군이 수도를 위협하자 2일(현지시각)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역과 예비역 군인, 에티오피아 시민들이 3일 수도 아디스아바바 시청에서 열린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에 의해 사망한 정부군 추모행사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있다. 티그라이 반군과의 대립은 1년 전 이날 시작됐다. 하지만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에티오피아 국가인권위는 이날 발간한 공동 보고서에서 분쟁 당사자 모두가 '극단적 잔학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현역과 예비역 군인, 에티오피아 시민들이 3일 수도 아디스아바바 시청에서 열린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에 의해 사망한 정부군 추모행사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있다. 티그라이 반군과의 대립은 1년 전 이날 시작됐다. 하지만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에티오피아 국가인권위는 이날 발간한 공동 보고서에서 분쟁 당사자 모두가 '극단적 잔학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은 현재 정부군이 "심각하게 궤멸한 상태"라며 현지의 미 국민에게 떠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이번 비상사태 선언은 아비 아머드 총리 정부로부터 나온 가장 명확한 패배의 신호다.

추모행사에 참석한 아디스 아바바 시민들이 촛불과 에티오피아 국기를 들고 있다. 행사는 시 당국이 주최했다. AFP=연합뉴스

추모행사에 참석한 아디스 아바바 시민들이 촛불과 에티오피아 국기를 들고 있다. 행사는 시 당국이 주최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3일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티그라이 집권 지역정당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 측이 지역 내 연방군 막사를 공격했다면서 연방군을 '질서 회복 작전'에 투입했다. 이후 발발한 내전 와중에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하고 북부 지역에서 피란민 250만 명이 발생했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지난 6월 16일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지난 6월 16일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 티그라이 사태 1주년을 맞아 아비 총리는 이날 아디스아바바의 군 사령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적들을 우리의 피로 파묻어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에티오피아 연방군이 3일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티그라이 반군과의 분쟁에 대한 다큐를 시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티오피아 연방군이 3일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티그라이 반군과의 분쟁에 대한 다큐를 시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비상사태 선언문에는 티그라이 반군과 동조자들을 '국가에 대한 임박한 중대 위험'이라고 규정했다. 비상사태는 6개월간 유지된다. 정부는 통행금지를 하거나, 시민들을 집단 군사훈련을 시키거나, 여행과 교통수단을 중지시킬 수 있다.

추모식에 참석한 에티오피아군 밴드. EPA=연합뉴스

추모식에 참석한 에티오피아군 밴드. EPA=연합뉴스

티그라이 내전이 발발한 지 1년이 된 가운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에티오피아 국가인권위는 이날 발간한 공동 보고서에서 분쟁 당사자 모두가 민간인에 대한 자의적 구금과 살해, 집단 성폭행, 대량 추방 등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극단적 잔학'을 보였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 거리에서 한 남성이 반군과의 분쟁에 대한 걸개 사진 앞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 거리에서 한 남성이 반군과의 분쟁에 대한 걸개 사진 앞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티그라이 악숨에서는 에티오피아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들어온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 군인들이 민간인 100명을 학살했다. 에티오피아 정부군, 티그라이 민병대, 암하라 민병대 등도 모두 양민 학살 및 보복 학살에 연루됐다. 여성과 소녀는 물론이고 소년 등에 대한 집단 성폭행도 벌어졌다.

한 에티오피아 여성이 3일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린 티그라이 반군에 의한 희생자 추모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 에티오피아 여성이 3일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린 티그라이 반군에 의한 희생자 추모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편 티그라이군은 이번 공세가 인구 600만명의 티그라이 지역에 대한 정부의 살인적인 봉쇄를 해제시키기 위한 작전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의 철저한 봉쇄로 모든 공공 서비스가 끊겼고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인 식량과 의약품 지원까지 단절되었다는 것이다.

추모식에 참석한 노병. 행사는 시 당국이 주최했다. EPA=연합뉴스

추모식에 참석한 노병. 행사는 시 당국이 주최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국제개발기구(USAID) 책임자는 2일 "이곳의 인도주의적 구호에 대한 방해는 아마도 세계에서 최악일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티그라이군 점령지역에 대한 외부원조에 대해 조직적인 방해와 단절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반군이 6월에 점령한 이후 수십만명의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아디스 아바바 시청 광장에서 열린 티그라이 반군 희생자 추모식. 행사는 티그라이 반군과의 내전 1년을 맞아 시 당국이 열었다. EPA=연합뉴스

아디스 아바바 시청 광장에서 열린 티그라이 반군 희생자 추모식. 행사는 티그라이 반군과의 내전 1년을 맞아 시 당국이 열었다. EPA=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에티오피아 내전 격화와 관련해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에티오피아에 체류하는 재외국민은 약 27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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